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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수능 D-30…총명탕 마시면 좋은 대학 가나요?

[리포트+] 수능 D-30…총명탕 마시면 좋은 대학 가나요?
“다망(多忘: 건망증)을 치료하며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천 마디를 외울 수 있다.”

동의보감 내경편에 적힌 총명탕의 효능입니다. 다른 옛 의학서인 의부전록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다망을 치료한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들을 봤을 때 총명탕은 예로부터 기억력 감퇴와 건망증 등의 병증을 치료하는데 널리 활용된 보약으로 보입니다. 특히 과거시험을 앞둔 선비들이 주로 복용했다고도 알려졌습니다.

총명탕의 인기는 오늘날도 크게 다르지 않아 찾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적지 않습니다. 건망증을 치료한다던 총명탕에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효능'도 덧붙었습니다.
총명탕의 인기는 오늘날도 크게 다르지 않아 찾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적지 않습니다. 건망증을 치료한다던 총명탕에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효능'도 덧붙었습니다.
요새는 아예 ‘공부 잘하는 약’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수능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총명탕의 효능에 기대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 수험생에 ‘총명탕’ 권하는 사회

총명탕은 보통 감초 달인 물에 약재인 백복신과 원지, 생강즙에 담가 말린 석창포를 넣어 만듭니다. 최근에는 마시는 탕 외에도 여러 가지 약재를 섞기도 하고 형태도 다양해졌습니다.
총명탕은 보통 감초 달인 물에 약재인 백복신과 원지, 생강즙에 담가 말린 석창포를 넣어 만듭니다. 최근에는 마시는 탕 외에도 여러 가지 약재를 섞기도 하고 형태도 다양해졌습니다.
일부 한의원에선 집중력 향상과 체력 증진 효능을 홍보하며 총명탕과 더불어, 알약처럼 먹기 쉬운 ‘환’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수능환’이라고 이름을 붙였죠. 효과의 정도에 따라 일반과 프리미엄, 최고급 등으로 나눠 비싼 값에 팔고 있습니다. 최고급의 경우 한 알에 5만 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총명탕을 따라한 ‘유사’ 총명탕도 학부모 입소문에 오르내립니다.

오메가3 성분이 많다고 소문난 ‘물범탕’이 대표적이죠. 하프물범과 미꾸라지, 홍삼, 철갑상어 등을 함께 달여 만든 탕입니다. 한 달 치(60포)가 50만 원가량인데도 수능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 물범탕 건강원 업주 ]
“전국의 좀 하는 애들은 다 우리 손님이라고 보시면 돼요. 덕분에 좋은 대학 갔다고, 서울대 갔다고 고맙다고 전화 오거든요.”

한방이 총명탕을 권한다면, 양방에서는 주사제를 내세웁니다. ‘총명주사’, ‘수능주사’, ‘두뇌활성주사’, ‘브레인주사’ 등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머리를 맑게 해주고 체력을 증진해주는 효과를 빠르게 볼 수 있다고 홍보하죠.

약국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수험생용 영양제 판매에 적극적이죠. 18만 원 짜리 영양제는 물론이고 한 병에 만 원이 넘는 태반 드링크를 권하기도 합니다.

● ‘득’ 보려다 ‘독’ 될 수도

그렇다면 총명탕이나 주사제, 영양제는 실제로 어느 정도 효능이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효능이 엄밀히 검증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일시적 각성 효과로 보일 뿐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공통된 의견입니다.
전문가들은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효능이 엄밀히 검증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일시적 각성 효과로 보일 뿐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공통된 의견입니다.
[ 이정연 /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 ]
“자양강장이나 건강을 증진하는 용도로는 사용되는 게 맞겠지만, 집중력 내지는 학습능력을 증가시킨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같은 약이라도 체질에 따라 효능이 달라질 수 있고, 몸에 맞지 않거나 무리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2017학년도 수능시험이 30일 남았습니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는 자녀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라면 수능 주사, 수능 보약을 얼마든지 사다 주고 싶은 심정일 겁니다.

하지만,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겨냥한 얄팍한 상술일 수도 있으니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획·구성 : 임태우·김다혜 / 디자인 :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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