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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밥 "대기업 구조조정 필요…'작은 물고기'조합으로 변신해야"

"폐쇄적 자세를 취할 것이냐, 개방적 자세를 취할 것이냐. 적응할 것이냐, 방어할 것이냐."

전 세계를 향해 제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꺼내든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18일 한국 경제에 던진 물음이다.

여야 3당의 비례대표 1번 의원모임인 '4차산업혁명포럼'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특별대담에서다.

20대 총선에서는 각 당이 모두 이공계 출신을 비례대표 1번에 배치했다.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의 사회로 45분가량 진행된 대담에서 슈밥 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옛것을 지키려는 정당과 새로운 변화의 문을 열고자 하는 정당 간 새로운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이런 분리가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슈밥 회장은 전날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20∼30대 창업가들은 100% 정부 지원을 받고 있었다며, 경직성이 없는 신생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민간자본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 산업구조가 대기업 위주로 짜여있는 만큼 재(再)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슈밥 회장의 주장이다.

슈밥 회장은 "재벌 또는 대기업은 거대한 물고기가 아니라 작은 물고기 조합으로 네트워크화해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은 협동조합이라든지,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해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물고기들의 조합이 되어야 한다"며 "그게 바로 한국의 대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슈밥 회장은 4차산업혁명으로 한국이 강세를 보여온 조선·철강·반도체·전자 등 3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 산업끼리 융합하는 것이다. 주력이던 3차산업을 융합해야 한다는 뜻이다. 철강산업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과 융합해 발전하는 게 4차산업혁명이다." 4차산업혁명에 발맞춘 인재를 양성하려면 교육제도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게 슈밥 회장의 강조점이다.

학교 시스템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아이가 탐험·탐구하며 스스로 대처능력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개발자의 창의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소프트웨어(SW)교육과 코딩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과학교육을 제공하되 여기에 인간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인문학적 역량을 함께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개발(R&D) 영역에서도 칸막이식 사고를 해서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없다며 기초과학 연구결과와 응용과학 연구결과를 유기적으로 잘 결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시각에서 시스템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 리더십'과 경쟁적 협력 또는 협력적 경쟁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게 슈밥 회장의 설명이다.

새누리당 송희경 의원은 "4차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 국가 간, 산업 간, 서비스 간 경계가 없어지는 것인데 이를 방해하는 규제가 많다"며 "개인정보보호규제 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과학기술창조력과 인문학적상상력이 결합된 학생을 길러야한다며 "소프트웨어 교육, 창의융합적 인재양성이 교육계에서 화두인만큼 앞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성 설정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기술 혁명을 이뤄내는 새로운 미래가 한편으론 굉장히 기대되지만, 한편으론 두렵다 생각도 든다"며 "4차산업혁명포럼은 산학연 출신이 만나 의기투합한 만큼 협치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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