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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정당국이 직접 반부패 다큐 제작…비리관료 '공개 참회'

中 사정당국이 직접 반부패 다큐 제작…비리관료 '공개 참회'
▲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비리관료 저우번순 전 허베이성 서기 (사진=CCTV 캡처/연합뉴스)
 
"빈한한 집에서 태어나 배고픈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어려서 부패관리를 끔찍히도 싫어했는데 결국에는 내가 탐관이 되고 말았다. 헤아릴 수 없는 비애를 느낀다."

지난해 7월 뇌물수수, 매관매직 혐의로 낙마한 저우번순 전 허베이성 서기가 회한에 찬 표정으로 TV에서 공개 참회했습니다.

중국의 사정·감찰을 총괄하는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중국중앙(CC)TV와 공동으로 제작한 '영원히 계속된다'라는 제목의 반부패 다큐멘터리가 중국 전역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어제 저녁 방영된 1부는 비리로 옷을 벗은 '부패 호랑이' 사건의 진행 경과를 설명하면서 저우 전 서기 등이 직접 공개 참회하고 저우융캉 등이 법정에서 죄를 시인하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총 8부작의 다큐멘터리는 오는 25일까지 매일 오후 8시 CCTV 1 채널에서 방영됩니다.

제작팀은 40여건의 '부패 호랑이' 사건과 관련해 22개 지역에서 70여명의 국내외 학자, 기율검사위 감찰관 등과 함께 저우번순 전 서기를 비롯해 쑤룽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리춘청 전 쓰촨성 부서기 등 10여명의 성부급(장관급) 이상 고위관리를 취재했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부정부패 사건을 분석하고 감찰관들의 수사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시진핑 체제 들어 처음으로 조사받은 현역 성 서기였던 저우번순에 대해서는 그가 사택에 보모 2명, 요리사 2명을 두고 있었던 사실이 한 감찰관의 인터뷰를 통해 폭로됐습니다.

보모 한명은 전문적으로 저우번순의 애완동물을 책임지고 있었고 요리사들도 그의 입맛에 맞춰 고향인 후난 성에서 뽑아왔다고 이 감찰관은 전했습니다.

이들 보모와 주방장에게 2년여동안 1백여만 위안(1억7천만원)의 급여가 쥐어졌습니다.

다큐에서는 또 신중국 성립 이래 최대의 비리사범인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난해 6월11일 재판정에서 "제가 저지른 범죄 사실이 당의 사업에 손실을 줬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다시 한 번 죄를 인정하고 후회합니다"고 진술하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2억4천676만 위안(410억원)의 불법 이득을 챙긴 혐의로 최근 사형 유예 선고를 받은 바이언페이(70) 전 윈난 성 서기도 언급됐습니다.

중앙기율검사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다큐멘터리가 "2012년 11월 18대 전국대표대회(18대) 이래 시진핑 동지를 총서기로 하는 당 중앙이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을 '4대 전면'(四個全面) 전략의 하나로 올려놓고 당의 기강과 풍조를 엄정하게 함으로써 당심과 민심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를 앞두고 핵심 의제가 될 종엄치당과 반부패 개혁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시 주석의 치적 중 하나인 반부패를 재차 강조함으로써 시진핑 2기 집권체제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다큐멘터리의 제목 역시 시 주석이 지난 7월 홍군 기념관을 참관하면서 언급한 "대장정은 영원히 계속된다"는 말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특정 피의자를 TV에 출연시켜 공개적으로 죄를 인정하고 반성토록 하는 이 방식이 문화대혁명 시절의 인민재판과 자아비판 관행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편 다큐멘터리 방영 시점에 맞춰 중국 법원은 2년전 2억 위안(340억원)의 현금을 집에 숨겨뒀다 적발된 비리관료 웨이펑위안 국가에너지국 석탄사(司) 부사장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함으로써 반부패 드라이브가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점을 은연중 강조했습니다.

웨이펑위안은 2억 위안의 현금을 포함해 바이언페이보다 많은 3억4천만 위안의 금품을 뇌물로 받아챙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써 웨이펑위안은 중국 역대 최고액의 수뢰 관료로 기록됐습니다.

바이언페이처럼 웨이펑위안에게도 감형,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을 중국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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