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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에 "해양서 철수" 권고 맥킨지, 3년 전엔 "주력" 조언

최근 실시한 조선업 구조조정 컨설팅에서 대우조선해양에 '해양사업 철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진 맥킨지가 불과 3년 전에는 해양플랜트에 주력하라는 상반된 결론을 제시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013년 상반기에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았습니다.

당시 대우조선은 회사 비전 선포에 앞서 중장기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맥킨지에 용역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맥킨지는 당시 대우조선에 "해양 부문은 2020년까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우조선도 해양플랜트 사업 비중을 높여가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맥킨지는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설계 능력 부족 등을 지적하면서도 "상선 분야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를 하고, 해양플랜트에 주력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같은 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설계 인력 양성을 위한 마곡 산업단지 입주 계약을 2013년 하반기에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나온 지 1년 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뚝 끊기며 조선업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습니다.

맥킨지의 전망이 완전히 빗나간 것입니다.

이즈음 대우조선의 해양사업 수주액은 2012년 105억달러에서 2013년 81억달러, 2014년 27억달러, 2015년 '제로'로 줄었습니다.

이때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대우조선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후 3년이 지난 올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의뢰를 받아 국내 조선 대형 3사 컨설팅을 진행한 맥킨지는 이번에는 대우조선에 사업성이 떨어지는 해양사업에서 완전 철수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양플랜트 부문은 이미 수주한 계약만 이행한 뒤 아예 접고, 상선 부문과 특수선 부문만 남겨야 한다고 조언한 것입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 일각에서는 "맥킨지가 지난번 대우조선 컨설팅에서 불과 2~3년 뒤 상황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던 게 아니냐"며 조선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앞서 대우조선은 이번 맥킨지 컨설팅 보고서에 대해 "기본 가정부터 잘못된 터무니없고 비합리적인 보고서"라고 공개 비판하며 '수용 불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맥킨지는 조선업 구조조정 컨설팅 보고서 초안에서 대우조선의 독자생존이 힘들다는 결론을 내면서 '빅3'를 '빅2' 체제로 재편할 것을 요구해 파문을 낳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의 토대가 될 연구 용역을 민간 컨설팅 업체에 맡기고 그 결과에 의존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옳은지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맥킨지가 컨설팅 분야 3대 업체로 꼽히긴 하지만 조선업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춘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과거 조선업에 대한 맥킨지의 컨설팅이 실패한 사례도 있는 만큼 보고서는 구조조정의 참고자료 정도로 여겨지는 게 옳다고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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