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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역사' 히틀러 생가 결국 철거될 듯

보존이냐 철거냐를 놓고 논란이 됐던 히틀러 생가가 결국 철거될 것으로 보입니다.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내무 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어제(17일) 오스트리아 일간 디 프레스 인터뷰에서 "히틀러 생가는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지어 자선단체나 지방 정부가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히틀러 생가 철거를 계속 주장했던 소보트카 장관은 전문가 위원회의 논의 결과라고 강조하면서 이번에는 구체적인 사용계획까지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 북부 브라우나우암인에 있는 히틀러 생가는 지난 2011년 오스트리아 정부가 집주인 게를린데 포머와 분쟁을 시작하면서 빈 채로 방치돼 있습니다.

1970년대에 오스트리아 정부는 포머에게서 이 집을 임차해 장애인 복지 시설로 사용해왔습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낡은 시설 일부를 바꾸려고 했지만 집주인이 거부하자 장애인 복지 시설로 이용하는 것을 포기했고 그 이후 빈집이 됐습니다.

포머는 집을 매입하겠다는 정부의 요구도 거부했습니다.

올해 7월 오스트리아 정부는 히틀러 생가 강제 매입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의회 심의 절차가 남아 있어서 당장 집 소유주가 바뀌기는 어렵지만 포머와 소유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오스트리아 정부는 의회를 설득해 법안을 밀어붙일 계획입니다.

칼 하인츠 그룬트벡 오스트리아 내무부 대변인은 "집이 정부 소유가 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고 AFP통신에 말했습니다.

생가 활용 방안을 놓고 브라우나우암인 주민들 사이에서도 난민센터로 사용하자는 의견과 나치 통제에 맞서 싸운 사람들에게 바치는 박물관으로 만들자는 의견 등 다양한 제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문화 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체들도 많지만, 오스트리아 정부는 히틀러 생가가 신나치주의자들의 본거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철거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대선에 출마한 극우 성향의 자유당 후보인 노르베르트 호퍼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기념관으로 바꾸거나 없애는 게 대안인데 없애는 쪽을 택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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