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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총선서 여당 승리…과반의석 미달

옛 유고연방 해체후 독립한 몬테네그로에서 16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 결과 여당인 사회민주당(DPS)이 승리했으나 과반 의석을 얻는 데 실패해 연정 구성에 험로가 예상된다.

개표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집권 DPS가 득표율 약 40%로 1위를 굳혔으나 의석 수는 과반에 5석 미달하는 36석 확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몬테네그로 의회의 총 의석수는 81석이다.

야당 가운데 친러시아 성향의 '민주전선'은 18석, '클루치'(열쇠라는 뜻)는 9석, 몬테네그로 민주당도 클루치와 비슷한 의석 수를 획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야당이 똘똘 뭉치고,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계의 소수 인종을 대표하는 정당들이 연합할 경우 밀로 주카노비치 총리가 27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집권 DPS는 야당에 정권을 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당과 야당은 18일 최종 개표 결과 공개를 앞두고 이미 제각각 정부를 구성할 의석을 충분히 확보했다며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주카노비치 총리가 승리했지만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함으로써 연정 구성에 이르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며, 상당 기간 몬테네그로의 정치 불안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몬테네그로의 친서방 정책 유지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여부 등이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됐다.

주카노비치 총리는 유세 기간 러시아가 야당들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발전된 유럽의 일원에 속할 것인지, 러시아의 식민지로 남을 것인지 선택하라"며 친서방 정책 유지를 호소했다.

몬테네그로는 옛 유고연방이 해체된 후에도 유고연방의 적통을 이어받은 세르비아와 느슨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다가 2006년국민투표로 세르비아와 결별하고 친서방 정책을 펴고 있다.

몬테네그로는 12월 나토 가입이 예정돼 있으며, 나토 가입안 비준은 차기 의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야당들은 국민투표를 벌여 나토 가입을 결정하자는 주장을 일제히 펴고 있다.

야당들은 유고연방 해체 이후부터 총리와 대통령직을 번갈아가며 27년간 권력을 유지한 주카노비치 총리에게 부패와 정실인사, 경제 실패 등의 책임이 있다며 여당을 공격하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몬테네그로의 정치 발칸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와 남동유럽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 확대를 추구하는 EU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구 62만 명의 소국이지만 아드리아해에 면해 지정학적인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몬테네그로는 2006년 EU 가입 후보국이 됐지만 이후 가입 협상에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한편, 몬테네그로 야당은 투표일인 16일 왓츠앱 등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당국에 의해 금지되는 등 민주 국가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여러가지 부정 사례가 보고됐다고 주장하며 여당을 비난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몬테네그로 경찰은 개표 결과가 발표된 후 의사당 밖에 모일 군중을 공격해 '특정 정당'의 승리를 선포하고 총리 체포를 모의했다며 세르비아인 20명을 범죄 단체 구성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해 러시아의 우방인 세르비아 반대 정서를 자극했다.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총리는 이에 대해 "왜 하필 오늘 같은 날 체포가 이뤄졌느냐는 말 밖에는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비난과 혼란을 의식한 듯 몬테네그로 내무부는 개표 결과가 발표되더라도 길거리에 나와 승리를 축하하지 말고 집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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