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뉴욕에 택시 기사가 영어를 잘 못한다면 어떨까요? 최근 뉴욕시가 택시 기사를 뽑는 시험에서 영어를 제외시켰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뉴욕 최대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뉴욕에서 택시를 탈 때 행선지 알려주기는 간단합니다.
[42번가와 8번 애비뉴가 만나는 곳으로 가주세요.]
도로마다 남북과 동서로 번호가 매겨진 덕분입니다.
택시기사들은 도로 번호만 알아들으면 별말 없이 출발합니다.
[폴 멘샤/뉴욕 택시기사 : 손님들은 자기 갈 곳만 얘기합니다. 그리고 기사들은 먼저 말을 걸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뉴욕의 옐로우 캡 기사는 모두 14만 4천 명, 이 중 96%가 이민자입니다.
택시마다 GPS가 갖춰져 있어 길을 잘 모르는 이민자들도 쉽게 택시기사가 될 수 있습니다.
뉴욕시가 택시기사 시험에서 영어를 빼도 된다고 판단한 이유입니다.
우버 택시의 경우엔 행선지도 미리 통보돼 있고 요금도 신용카드로 청구돼 기사가 영어를 쓸 필요는 더욱 없습니다.
그러나 승객들은 요금이나 경로 등 상황이 바뀔 경우를 걱정합니다.
[알렉산드로/관광객 : 어떤 때는 택시 기사들로부터 정보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대화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택시기사 인력이 부족해 지면서 구인난에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격자 모양으로 된 도시의 특성에 첨단기술을 적용한 이번 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이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