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공항서 뇌물 요구에 응한 한국인 현행범 체포…검색 논란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공항 직원의 뇌물 요구에 응했다는 이유로 한국인이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집트 주재 한국 교민과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사업차 이집트를 방문한 40대 한국인 1명이 지난 7일 카이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 공항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이 한국인은 뇌물공여 혐의로 이집트 이민청과 검찰 등의 조사를 받고 나서 초과 현금 보유액이 많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다음날 저녁 풀려났습니다.

이집트에서 초과 현금 보유에 따른 뇌물 문제로 한국인이 공항에서 체포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애초 이 한국인은 출국 심사 도중 자신의 현금 소지 액수가 이집트 통화관리 규정을 초과한다는 것을 빌미 삼아 "공항 직원이 먼저 돈을 요구했다"고 한국대사관 측에 진술했습니다.

공항 직원이 출국 심사대에서 자신의 가방을 수색하면서 "여권 사이에 돈을 끼워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따랐다는 것입니다.

이집트 현행법상 입출국 시 만 21세 이상인 사람이 소지할 수 있는 액수는 미화 1만달러, 천138만 원이며 이집트파운드 5천파운드, 64만원 정도입니다.

당시 이 한국인이 보유했던 이집트 현금은 이러한 한도를 넘어섰습니다.

이에 이 한국인이 돈을 요구한 공항 직원을 상대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다른 공항 직원들이 접근하면서 상황이 바뀌었고 그는 현행법 위반으로 체포됐습니다.

이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번 체포는 공항 당국의 함정 수사에 따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장에 있던 다른 공항 직원 3명이 수상한 정황을 눈치채면서 문제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집트 주재 외국인들은 카이로공항에서 초과 소지한 현금을 문제 삼아 공항 직원들이 주로 특정 아시안들을 겨냥해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합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카이로공항을 통해 입출국하는 경우 소지 한도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항 직원이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 다소 불편을 겪더라도 응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국제공항에서 만약 공항 직원 등의 뇌물 요구에 응할 경우 본의 아니게 뇌물공여죄로 체포되고 향후 입국금지 조치도 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인에게 뇌물을 요구한 공항 직원이 처벌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