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동성결혼법 폐지요구 시위…내년 대선 쟁점화 시도

프랑스에서 동성 간 결혼이 합법화된 후 3년 반 만에 파리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동성결혼법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동성결혼 반대 시민단체 연합인 '마니프 푸르 투스' 회원 등 수만 명의 시민은 파리 시내에서 행진하며 동성결혼법 폐지와 전통적 가족 가치 존중을 촉구했다고 현지 일간지 르몽드가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행진에 2만 4천여 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으나 주최 측은 참가자가 2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결혼은 남녀 간 결합으로 동성결혼법은 전통적인 결혼 개념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 법이 폐지될 때까지 시위에 참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여성단체 '페멘' 회원 6명이 가슴을 드러낸 채 행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행진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속한 중도 좌파 사회당 정부는 2013년 5월 가톨릭 등 보수층의 반발에도 동성결혼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시위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동성결혼법을 폐지하라는 압력을 가하기 위해 열렸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동성결혼법은 내년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당뿐 아니라 가톨릭 등 보수층 지지자가 많은 중도 우파 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 주자들 가운데 누구도 동성결혼법을 폐지하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