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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민주국가보다 권위주의 국가서 정치인 신뢰도 더 높아"

신흥국가에서는 민주적 체제에서보다 권위주의적 체제에서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가 오히려 높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각국 정치인들의 신뢰도를 평가한 자료와 언론 자유도·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한 자료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을 잡은 정치인들이 오히려 낮은 윤리적 수준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해마다 내는 국가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르완다 등은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나라 순위에서 각각 1위, 2위, 6위, 7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하는 언론 자유도에서 '부분적 자유국'에 그쳐 있고 나머지 세 국가는 '자유롭지 않은 나라'에 속합니다.

미국의 비정부기구 두 곳이 평가하는 '폴리티 IV' 민주주의 지수(최하 -10, 최고 10)에서도 이들 나라는 모두 -10에서 -2 사이에 있어 민주주의가 정착하지 못한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반면 브라질, 파라과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등 민주주의 체제가 잡힌 것으로 평가받은 나라에서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가 최하위권이었습니다.

브라질은 프리덤 하우스 평가에서 언론자유 국가, 지수 '+8'의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됐고 나머지 나라들도 민주주의 지수 +4∼+9로 높고 부분적 언론 자유국가입니다.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유일하게 민주화 혁명에 성공한 나라인 튀니지에서는 혁명 전 정치인 신뢰도가 15위였다가 혁명 이후 민주주의 체제에서 63위로 도리어 급락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 측면에서 '톱20' 국가 중 13개국이 프리덤 하우스의 언론 자유도에서 '자유롭지 않은 나라'에 속했습니다.

또 WEF 보고서에서 정치인들이 가장 청렴한 20개국은 평균 민주주의 지수가 평균 -1.6였지만, 가장 부패한 20개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7.5로 훨씬 높았습니다.

2007년부터 이 조사를 담당해 온 WEF의 티에리 가이어 연구 책임자는 "직관에 어긋나 보이는 결과"라면서도 "자유 및 민주주의와 도덕적 수준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를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싱가포르는 민주주의 국가는 아니지만, 관리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받고 있고, 임금이 높은데 뇌물을 받을 이유가 있겠느냐"며 국가 경제력이 정치인 신뢰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신흥시장 전문 투자은행인 르네상스 캐피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찰스 로버트슨은 "가난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권력을 가진 짧은 기간 동안 현금을 챙기려 하지만, 권력을 영원히 차지하는 독재국가에선 언제나 돈이 충분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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