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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문정인 "내통? 말도 안돼…막가파 정치 우려"

* 대담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北 의견 묻고 기권 결정? 사실과 달라
-기권 결정 후 北 반향 파악이 정확한 표현일 것
-사후 북한동향 파악은 당연히 할 수 있는 일
-北 의향 파악? 남북정상회담 직후였고 지극히 당연한 정책적 선택
-문재인 2007년 당시 유엔인권제제 찬성 입장
-송민순 회고록 절대 진실이라고 얘기할 수 없어
-새누리 국기문란 공세, 금도없는 막가파 정치
-새누리 종북 맹비난, 부메랑돼 돌아올 수도
-송민순이 제기한 '직접 관련 당사자' 노무현 대통령이 바꾼 것
-노무현 정부 대북정책 갈등은 이재정 송민순의 싸움이었다
-송민순 회고록에 문재인만? 여당쪽에서 부각시키고 있어
-송민순 특정후보 지지하려고 노이즈 마케팅할 분 아냐
-새누리 말대로 北과 내통했다면 송민순도 책임 있어
 
 
▷ 박진호/사회자:
 
지난 2007년에 노무현 정부가 UN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기권을 한 것을 두고 여야 공방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의견을 미리 확인한 뒤 내린 결정이라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발단이 된 것인데요. 새누리당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과 관련해서 대북 결제 요청 사건으로 규정하고 진상조사 TF를 꾸리고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야당은 그동안의 권력형 게이트를 덮으려는 색깔론 공세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정작 회고록을 쓴 당사자, 송 전 장관은 정쟁의 소재로 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이 상황을 이 분은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걸쳐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유일하게 특별수행원으로 함께 하셨고, 또 참여정부에서는 동북아시대위원장,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를 지내셨습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문정인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이른 아침에 출연 감사드립니다. 회고록 내용 파문. 내용을 자세히 다 알고계실 텐데요. 이 상황을 교수님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글쎄. 전반적인 흐름으로 봐서는 이미 당시에 UN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서 기권을 결정한 다음에 북한의 반향을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 아니었는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송 전 장관께서는 북한의 의견을 물은 다음에 기권 결정을 했다는 식으로 표현했는데. 그것은 적절치 않은 표현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당시 참여정부 외교 정책에 많은 자문을 하셨으니까 상황을 아실 것 같은데요.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알고 계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저는 수행원으로 평양에 가서 그 때 거기의 상황을 비교적 소상히 아는데요. 이 결정은 추후에 들었던 건데. 결국 기권 결정을 한 후에 보통 남북 관계 개선이 많이 되고 총리회담도 하고 이렇게 되고. 그 다음에 10.4 정상선언에 대한 후속타를 하고 그러는데. 북쪽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것에 대한 탐색, 탐지를 한다는 의미는 있을는지 모르지만. 북한의 의견을 물어서 그 다음에 기권 여부를 결정한다. 그 표현은 제가 볼 때 사실과 다르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송민순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잘못 됐다는 말씀이신가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그렇게 볼 수도 있죠. 왜냐하면 송민순 장관께서 얘기한 회고록이라고 하는 게. 회고록은 기본적으로 자기의 입장을 주장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그것은 사실 여부가 논의가 되어야 되겠죠. 왜냐하면 송민순 장관께서 쓰신 회고록 자체가 절대 진실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죠.
 
▷ 박진호/사회자:
 
그렇게 보시는군요. 당시로 돌아가서요. 당시에 북한인권결의안에 우리 정부가 기권한 것 자체는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그 때 전반적인 흐름으로 봐서는 그럴 정황이 상당히 있었겠죠. 아마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고뇌를 많이 하신 것 같지만. 당시 이재정 장관 같은 경우에는 남북 관계 한창 개선이 되는데. 여기서 파탄을 낼 필요는 있겠는가. 이런 생각은 분명히 있었겠죠. 그리고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송 장관 회고록에도 나오지만, 289페이지엔가 나오고 있었지만. 이미 UN 주재 우리 한국 대표부도 북쪽 대표부의 동향을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거든요. 어떤 반응을 할 것인가. 그러니까 당시에 국정원이라든가 통일부가 UN 인권결의안에 대해서 우리가 기권 입장을 택했을 때, 또는 찬성 입장을 택했을 때 북쪽이 입장이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해서 나름대로 탐색을 하려고 노력은 했었겠죠.
 
▷ 박진호/사회자:
 
교수님 어제 뉴스도 보셨겠지만. 지금 여당에서는 이것이 사실상의 북한과의 내통이다. 북한의 결제를 받은 국기문란이라고 강하게 비난을 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인 것 같아요. 정말 금도 없는 막가파 정치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내통은 무슨 내통입니까. 송민순 장관 회고록 자체에서도 내통이라는 표현은 전혀 없었고. 그리고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참여정부 때 장관께서 하신 분께서 종북이라는 표현을 쓰고 이런 것들은. 결국 이 사건을 정쟁화 하려고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식으로 했다가는 결국 박근혜 정부 끝난 다음에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할 수도 있을 텐데. 이런 것들은 어떤 정치적 악순환을 가져오고. 어쩌면 현 새누리당에 대해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조금 우리가 신중함을 갖는 정치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문 교수님 말씀을 종합해 보면 당시에 UN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 결정을 우리 정부 나름대로 하고. 사후에 북한의 동향이나 의견을 물어본 것 정도는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런 입장이신 거죠?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물론 할 수 있는 거죠. 그 때는 이미, 지금처럼 남북 관계가 꽉 막힌 상태가 아니고. 그 때는 정상회담 끝나서 10.4 정상회담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총리급, 부총리급, 그리고 장관급 회담이 계속 열리고 있었고. 특히 45개 사항 합의를 했었던 그 기점이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북한의 반향을 탐색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당시에 관여했던 분들도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이 북한의 의견을 물었다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은 회고록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고. 송 전 장관이 그 때 당시 10.4 선언 문안에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을 쓰면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회담이 열릴 때 북한이 남한을 제외하자고 주장할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직접 관련 당사자로 바꾸자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렇게 한 것이 또 사실이 아니라고 했어요. 김만복 전 원장 말대로라면 국정원 쪽의 실무자가 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그것은 김 원장 말이 옳습니다. 그것은 제가 당시 백화원 초대소에 초안을 끝낼 무렵에, 그게 10월 4일 날 아침 7시 정도였을 거예요. 제가 백화원 초대소에 있었기 때문에 내용을 잘 아는데요. 그것은 사실상 10.4 정상 선언의 초안은 우리 남측에서는 서훈 당시 국정원 차장과 북쪽에서는 최승철 통일전선 부부장이 작업을 했었는데. 제가 알기에 초안에는 지금 송 장관이 얘기한 것과 같은 직접 관련 당사자, 또는 유관 당사자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었는데. 이것을 바꾼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바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략적 판단에서. 그래서 초안 나온 것을 유관 당사자라고 하는 것을 3자 또는 4자라고 바꾸자. 그것은 아마 이런 생각일 거예요. 왜냐하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9월 9일 날인가 시드니에서 APEC 정상회담 때 부시 대통령을 만나서 종전 선언을 통해 휴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꾸자는 문제에 대해서, 부시 대통령은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후진타오 주석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3자라고 하는 것은 정 필요하면 남북한과 미국 3자 하고, 그 다음 중국이 참여하면 4자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전략적 판단에서 아마 노무현 대통령이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송 장관은 그 때 개입할 시간적 여지가 없었습니다. 10월 4일 날 7시 정도에 초안이 됐고 나중에 11시 정도에 그것을 발표한 것이었기 때문에요. 송 장관이 서울에 있으면서 그것을 개입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번 일을 기화로 해서요. 당시 노무현 정부 말기에 청와대와 외교부 간에 대북 정책을 놓고 갈등이 있었다는 점이 많이 부각이 되고 있는데요. 사실인가요? 
송민순 문재인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청와대가 아니고. 기본적으로 외교 정책을 할 때 일반 관료 정치의 용어로 ‘bureaucratic politics’라고 합니다만. 관료 정치의 한 전형이거든요. 당시 싸움은 사실상 외교통상부와 통일부의 싸움이었습니다. 이재정 장관하고 송민순 장관의 싸움이었지, 문재인 실장은 제가 볼 때 거기 들어갈 여지는 별로 없었다고 봅니다.

문재인 실장이 소위 대북 정책이나 외교 정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도 아니고. 그 다음에 이것을 관계 장관 회의라고 해서 제일 중요한 회의라고 하는 것, 11월 18일 관계 장관 간이 회의라고 할 때도 제가 알기에는 비서실장이 주재한 것이 아니고 안보실장이 주재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왜 송민순 장관께서 문재인 실장을 거기에 부각을 시킨 것인지. 그런데 본문 자체도 그렇게 많이 부각이 된 것은 아닌데. 아마 여당 쪽에서 크게 부각을 시킨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이게 현실과 좀 다른, 다르게 해석을 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리고 송민순 전 장관도 회고록을 쓰실 때 그런 의도로 쓰신 것은 아니라는...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일부에서는 송민순 장관께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 또는 책 많이 팔아먹으려고 노이즈 마케팅 한다고 하는데. 제가 아는 송민순 장관은 그런 분은 아니고요. 그러나 자기는 소신 있는 장관이고. 자기는 외교통상부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을 했다. 자기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것은 있는데. 그 과정에서 문재인 실장이 본의 아니게 부각이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그 때는 분명히 제가 그 당시에 안보 대사 했기 때문에 잘 알고, 청와대 자주 가고, 대통령도 자주 만나 뵐 기회가 있어서 아는데. 내가 알기로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유엔인권제제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던 걸로 알아요, 기본적으로 남북 관계를 총괄한 이재정 통일부 장관하고, 그 다음에 UN을 포함해서 외교를 맡은 송민순 장관 두 장관 사이에. 어떤 기관의 이익을 중심으로 한 싸움으로 보시는 게 정확할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만약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이게 결정해놓고 사후에 북한의 동향과 의견을 파악한 것이라고 할 때요. 새누리당에서는 그렇게 답이 정해져있는 내용을 왜 북한에 묻느냐. 사후에 한 것도 사실상 내통이다. 이런 공세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그러면 당시 외교통상부 송민순 장관도 책임이 있죠. 그러면 결정하기 전에 UN 대표부에 나가 있던 외교통상부 외교 관리든, 북쪽 아이들을 통해서 직간접 채널을 통해 북한의 의견을, 반향을 파악하고 있었거든요. 당연한 거죠. 그렇지 않습니까? 남북 관계 개선을 하고 크게 그것을 통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려고 노력을 하는 과정 속에서. 그 과정 속에서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고 우리가 향후 대응을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정책적 선택이라고 저는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문정인 교수님은 지금 현 정부 통일준비위원회도 참여하고 계시죠?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아닙니다. 저는 지난 7월 말 부로 2년 임기가 끝나서 저는 관뒀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물러나셨군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탈북 권유 발언에 이어서 10만 탈북촌 건설 주문. 지금은 레짐 체인지를 염두에 둔 대북 강경 정책으로 변환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북한 붕괴를 기정사실화 한 정책인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최근 미국의 움직임, 선제 타격이다. 이런 것들을 미국 정부와 사전 교감해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사실은 제가 볼 때 우리 정부의 자가 발전이 상당히 큰 것이라고 보고요. 그런 것들이 미국 내 여론 조성하는 데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렇게 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서. 한국과 미국이 조율해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 정부의 희망적 사항을 많이 얘기하는 것을 미국이 동맹이라는 차원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이런 게 꼭 현실적 대안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일각에서 나오는 선제타격론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쉽지는 않을 겁니다. 선제 타격을 했을 때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기도 힘들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도 힘들고. 이런 것들이 확전을 가져오면서 수많은 부수적 피해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한국이나 선제 타격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문정인 교수님 오늘 이른 아침에 출연 감사드립니다.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연세대학교 문정인 명예특임교수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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