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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잠룡들 "트럼프가 반면교사"…자나 깨나 '입조심'

여야 잠룡들 "트럼프가 반면교사"…자나 깨나 '입조심'
정치인에게 입은 '양날의 칼'이다.

촌철살인 같은 재치있는 언변으로 환호와 박수를 받는가 하면, 무심코 뱉은 말실수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한다.

주워담을 수 없는 말의 속성 때문이다.

'용꿈'을 꾸는 차기 잠룡들은 더욱 그렇다.

자신의 발언이 언제 어떤 형태로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지 모르는 게 선거판이다.

상대 진영은 눈에 불을 켜고 한 마디 한 마디를 검증한다.

그래서인지 여야 대선 주자들은 최근 미국 대선의 풍경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10여 년 전 자신의 '음담패설'이 폭로되면서 궁지에 몰리는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자는 것이다.

여야 주자들은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발언 기회가 많아지고, 여론의 이목도 쏠리게 된다.

각종 강연과 국회 발언, 언론 인터뷰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선 사석에서 나눈 대화도 공개된다.

특히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실시간 전파되는 설화(舌禍)는 돌이킬 수 없는 '참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예로는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터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대표적이다.

여권의 한 대선주자 측근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하반기 들어 메시지 관리에 바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발언 중 문제 될 만한 게 있는지 찾아보고, 그에 따른 대응 논리도 만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도 "후보 본인은 물론 모든 캠프 관계자들까지 '말조심'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여야 주자 가운데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내년 대선에서 못 이기면 제가 제일 먼저 한강에 빠져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해 뒷말을 낳았으며,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도 지난해 연탄배달 봉사 도중 아프리카계 학생에게 "연탄 색깔하고 얼굴 색깔하고 똑같네"라고 말했다가 곧바로 사과하기도 했다.

언론 인터뷰도 자신의 의도와 달리 왜곡 보도될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여권의 대선 잠룡의 하나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자신이 마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도우려 한다는 취지로 인터뷰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적잖이 곤혹스러워했다.

반 총장이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최적임자라는 점이 증명되면 당연히 그를 돕겠다는 원론적 취지의 언급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떤 자리에서든 말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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