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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김제동 '영창 발언' 논란…씁쓸한 이유

20대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입니다.

정치 경제 외교 국방, 말 그대로 산적한 현안을 다루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 와중에 이런 것도 국감 대상일까, 논란을 빚은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개그맨 김제동 씨 영창 발언이었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입니다.

국방부 차관 출신 초선의원이죠, 백 의원은 김제동씨의 13일 영창 발언이 거짓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백승주/새누리당 의원 (국방위 국감, 지난 5일) : 이건 정말 웃을 수도 있지만, 우리 군 간부를, 문화를 희롱하고 조롱한 것으로 군에 대한 신뢰를 굉장히 실추시키고 있습니다.]

[한민구/국방장관 (국방위 국감, 지난 5일) : 예, 제가 저런 사실을 보고를 받고 조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저 말을 한 사람이 당시에 50사단에서 방위 복무를 했는데 영창 갔다 온 기록이 없습니다.]

백 의원은 내친김에 김제동 씨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김 씨는 이렇게 반발하며 받아쳤습니다.

[김제도 : 웃자고 하는 얘기에 죽자고 달려들기 시작하면 답이 없습니다. 진짜 저 불러서 이야기 시작하면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표정과 말투를 보면 김제동 씨도 죽자고 달려드는 것 같습니다.

한판 붙자는 태세였는데, 결과적으로 김제동 씨 증인채택은 무산됐습니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국감장을 개그 무대로 만들일 있냐며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문제의 핵심, 김제동 씨의 영창 발언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이미 김 씨의 발언에서 밝혀졌습니다.

'웃자고 한 얘기다' 이 말에는 내 발언은 사실이 아니었다, 이런 고백이 담겨 있는 거죠.

김제동 발언은 이렇게 해프닝으로 정리됐는데, 일주일 뒤 국감에서 또 이 문제가 거론됐습니다.

[한민구/국방장관 (국방부 국정감사, 14일) : 지금 저희들이 확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확인하고 함께 근무한 당시 상급자도 확인했는데 저 발언을 한 분이 영창을 간 사실은 확인이 안 됐습니다. 아닌 것으로 저희들은 확인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영창 가지 않았다는 거죠?) 그런 주장이나 증언이나 자료가 없습니다.]

결국 김제동 씨의 영창 발언은 허구였다는 걸 국회의원과 국방부가 국감을 통해 끝내, 거듭, 확인한 셈입니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게 있습니다.

김제동 씨의 영창발언은 허위였다.

국감 일주일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이 사실을 밝혀낸 국회의원과 국방부, 과연 잘했다고 칭찬해야 할까요?

국회 국방위는 북한 핵과 미사일, 사드 배치와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론 그리고 방산비리 의혹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한 곳입니다.

이런 국방위 국감장에서 김제동 씨의 발언은 그렇게 중요한 현안이었을까요?

많은 사람이 갸우뚱하는 대목입니다.

물론 김제동 씨의 태도, 문제 있습니다.

최초 발언도 이후의 반응 역시 보고에도 듣기에도 거북합니다.

제대로 된 사과는 피해 갔고 오히려 내가 다 까발리면 어쩔건데하는 조롱하고 위협하는 조의 태도,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사안의 경중입니다.

국방부에서 사실관계를 밝히는 보도자료 한 장 내면 될 일을 굳이 국감으로 끌고 와서 증인으로 채택하네 마네, 질의하고 답변하고, 도대체 국감에서 뭐 하자는 건지, 지켜보는 국민은 의아하고 씁쓸합니다.

군의 명예와 신뢰가 실추됐다면, 개그맨의 허위 발언이 그렇게 큰 원인일까요?

정말 큰 문제는 뭔지, 더 본질적인 큰 원인은 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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