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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유네스코 협력 중단 선언…"팔레스타인 편들지 말라"

유네스코가 이슬람과 유대교의 공동성지와 관련해 사실상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주는 결의안 초안을 내놓자 이스라엘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결의안 초안이 공개된 다음날 유네스코와의 협력을 전격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 언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이슬람과 유대교의 공동성지 템플마운트(아랍명 하람 알샤리프)에 대한 이스라엘의 조치를 비난하는 결의안 초안을 작성했다.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동예루살렘 템플마운트에는 이슬람 3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알아크사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있다.

알아크사 주변에서는 최근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네스코는 결의안에서 동예루살렘 구시가지가 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에 가지는 중요성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유적지 발굴과 팔레스타인인의 방문을 제한하는 이스라엘의 조치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또 알아크사에 대한 이스라엘 우익 극단주의자와 제복을 입은 병력의 기습침투를 규탄하며 이는 성지의 신성함을 해치는 '도발적인 학대'(provocative abuses)라고 비난했다.

유네스코는 팔레스타인의 주장을 따라 결의안에서 이스라엘을 '점령국'으로 명명했고 성지를 유대인들이 부르는 '템플마운트' 대신 무슬림 명칭인 '알샤리프'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아랍 국가들이 제시한 이 결의안은 다음 주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에서 공식 승인돼야 하지만 반대가 예상되진 않는다고 WSJ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유네스코의 결의안은 편향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교육부 장관은 14일 성명을 내고 유네스코 결의안 초안에 항의하며 "유네스코 이스라엘국가위원회에 그 국제기구와의 모든 협력 활동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베네트 장관은 또 "유네스코 회원들이 역사를 부정하고 유대인과 예루살렘 ·템플마운트 간 수천년 연결을 무시하는 부끄러운 결정을 했다"고 비난했다.

니르 바라카트 예루살렘 시장도 유네스코의 결정에 "분노한다"며 "그 결정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유네스코가 성지와 유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실패한 것은 "터무니없다"며 유엔과 유네스코를 "도덕적 웃음거리"라고 비난했다.

템플마운트는 유대교도에는 솔로몬왕의 예루살렘 성전이 세워졌던 곳으로 여겨지는 최고 성지이기도 하다.

그는 이어 "다음은 무엇이냐? 유네스코는 땅콩버터와 젤리, 배트맨과 로빈, 로큰롤에서 록과 롤의 관계를 부정할 셈이냐?"고 비꼬았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동예루살렘을 점령해왔고, 팔레스타인은 이 지역을 국가 수립 시 수도로 삼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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