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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치 이탈리아 총리 "800명 수장 난민선, EU본부 앞에 전시하자"

렌치 이탈리아 총리 "800명 수장 난민선, EU본부 앞에 전시하자"
▲ 작년에 지중해에 침몰됐다가 이탈리아 해군에 의해 인양된 난민선
(사진=이탈리아 안사통신 홈페이지 캡처)

작년 4월 아프리카 난민을 태운 채 지중해에서 침몰해 약 800명의 사망자를 낸 뒤 최근 이탈리아 정부에 의해 인양된 난민선을 유럽연합(EU) 본부 앞에 둬 유럽 각국의 이기심을 일깨우는 상징물로 삼아야 한다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제안했다.

렌치 총리는 오는 16일 '세계식량의 날'을 앞두고 14일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유럽은 음식물 쓰레기와 난민 문제 등의 대처에 있어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국가 이기주의가 유럽을 휩쓸고 있으나 유럽연합(EU)은 장벽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허물기 위해 창설됐다"고 강조했다.

렌치 총리는 "인양된 난민선을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 앞에 둠으로써 유럽 각국이 이기심에 저항할 수 있도록 일깨우는 상징물로 삼자"고 말했다.

렌치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EU와 터키의 난민 협정 체결 이후 이탈리아가 난민 유입의 최대 관문이 됐으나 난민 수용을 꺼리는 EU 회원국들의 태도로 난민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며 이탈리아 국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 배는 1천 명에 가까운 난민을 태우고 이탈리아로 향하다 작년 4월 지중해에서 포르투갈 상선과 충돌하며 리비아 연안에서 130㎞ 떨어진 해저에 침몰했다.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해난 사고로 여겨지는 당시 사고에서 생존자는 고작 28명에 그쳤고, 이탈리아 정부는 수장된 난민들의 시신을 수습해 신원을 밝히기 위해 지난 5월 중순 특수 중장비와 전문 잠수부 등을 동원해 400m 깊이의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난민선 인양 작업을 개시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약 1개월 반의 작업 끝에 인양에 성공한 뒤 배 안에서 675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 직후 사체 169구가 발견된 바 있어 이 난민선에 타고 있다가 사망한 사람은 약 8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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