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국정감사 마지막 날도 '백남기 공방'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마지막날 종합감사에서 서울대병원의 고(故) 백남기 농민 진료와 사망진단서 작성 과정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여야는 복지위 마지막 감사일인 오늘(14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백 씨의 주치의였던 백선하 교수를 증인으로, 이윤성 대한의학회장과 이보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을 참고인으로 각각 불렀습니다.

야당은 사고 당일 당직이 아니었던 백 교수가 해당 수술 경험이 더 많은 당직 의사 조원상 교수 대신 수술을 집도한 점, 또 사망진단서가 일반 지침과 달리 쓰인 것은 외압 때문이 아니냐고 다그쳤습니다.

이에 여당은 서울대병원과 백 교수가 백 농민을 성심껏 진료했으며 사망진단서를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한 것도 주치의 재량권으로 이뤄진 것이므로 존중해야 한다고 옹호했습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백 교수에게 "당직도 아닌데 병원장 전화를 받고 수술한 이유가 뭐냐"면서 "당직인 조원상 교수가 급성경막하출혈 수술 경험이 더 많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백 농민이 고칼륨혈증을 보였는데도 칼륨수액을 주사한 것도 의심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도 "다들 '외인사'라는데 병사라고 하는 건 임금이 사슴을 말이라 하는데 대신들이 그대로 따르는 '지록위마(指鹿爲馬)'와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참고인으로 나온 이윤성 회장도 "백 농민은 뇌를 다쳐서 왔고 결정적 치료도 뇌수술이었다"면서 "사인 논란 자체가 우스꽝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보라 국장도 "연명치료는 의도적인 것이고 수술 자체도 의미가 없던 것"이라고 가세했습니다.

더민주 기동민 의원은 백 씨의 부검에 대해 "백 교수 지시로 사망진단서를 병사로 쓴 권신원 레지던트가 '유족에게 두 번이나 확인하고 백 교수, 부원장과 상의했다'고 기록한 것은 국민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던 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사건 관할인 혜화경찰서장이 서울대병원에 백 교수를 급히 불러 수술하게 했다는 점이 의문스럽다"면서 "권 레지던트가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는데 법적 책임은 없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내가 신경외과 과장으로 책임자이기 때문에 병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당시 경찰 얘긴 못 들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조원상 교수는 환자를 직접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소통할 필요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서창석 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의학적 판단에 따라 했는데 정치적 판단에 휩쓸리게 된 것은 죄송하다"면서도 "사망진단서는 맞고 틀린 게 아니라 일반적인 것과 다른 것일 뿐"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새누리당 성일종 의원도 "백 교수는 명의 중 한 명이고 주치의 의견만큼 소중한 의견이 없다"면서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걸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