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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진 "아이 유별난 식습관, 꼭 엄마 탓만은 아니다"

두 살 난 앨리스는 바나나, 블루베리, 딸기, 사탕 옥수수, 브로콜리 등 과일과 야채는 좋아하는데 고기는 절대 먹으려 하지 않는다.

샌드위치 속에 든 고기를 먹기라도 하면 곧 뱉어 버린다.

앨리스의 이런 유별난 식습관에 엄마인 케이트는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국 런던대(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앨리스의 식습관이 꼭 엄마의 잘못된 양육 탓만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연구진은 16개월 된 쌍둥이 2천 쌍을 대상으로 아이의 유별난 식습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양육 환경적 요인인지 유전적 요인인지를 살폈다.

연구진은 아이가 특정 음식만 먹는 습관은 절반은 유전적 요인들로, 절반은 환경적 요인들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아이가 새로운 음식을 안 먹으려 하는, 식품기신증(food neophobia)은 좀다르다는 결론을 내놨다.

식품기신증은 22% 정도만 양육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이고 나머지는 유전적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매번 새로운 것을 먹이려 시도할 때마다 아이의 기질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셈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런던대 건강행동연구센터 앤드리아 스미스 박사는 "유전적 요인들이 이런 유별난 식습관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은 죄책감을 느끼는 부모들에게는 안도를 줄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기질들이 대체로 선천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이런 비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특별히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일란성 쌍둥이는 모든 유전자가 동일하고 이란성 쌍둥이는 평균적으로 유전자가 절반 정도 같기 때문이다.

일란성 쌍둥이가 특정 음식만 먹는 습관이나 새로운 음식을 먹지 않으려는 습관 측면에서 비슷한 정도가 높게 나온다면 이는 유전적 요인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런 식습관에 유전적 원인이 있지만 그렇다고 고칠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스미스 박사는 "체중처럼 유전적 요인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바뀔 수 있는 많은 기질들이 있다"면서 "향후 연구들이 환경적 요인들을 밝힌다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아이가 새로운 것을 먹기 전에 평균적으로 15번 정도는 시도해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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