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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북대서양 포르투갈령 섬 개발 채비…턱 밑 미국 '긴장'

북미·유럽 중간서 美 겨냥 가능한 요충지…리커창도 최근 방문

중국이 포르투갈의 요청으로 미국과 유럽 사이에 있는 북대서양 섬의 개발에 나설 채비를 하자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

포르투갈 정부는 최근 중국이 자국령 아조레스 제도를 물류 및 과학연구 기지로 개발하는 등 비(非) 군사적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중국 참고소식망이 14일 보도했다.

현재 아조레스 제도에 주둔하던 미군 병력의 대규모 감축이 추진되고 있어 현지 미군기지가 사실상 철수하게 될 예정이다.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지난 11일 마카오에서 "현재 미군기지에 대해 고려하는 것은 군사적 이용이 아니라 유럽연합(EU), 미국, 중국의 기관들이 연구목적으로 이들 인프라설비를 재활용토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포르투갈어권 국가 협력회의에 참석 중이던 코스타 총리는 그러면서 "이 기지를 군사용도로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과학연구 기지로 사용못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북대서양 중앙에 위치한 아조레스 제도는 유럽과 북미의 중간에서 매우 민감한 전략적 위상을 갖고 있다.

냉전 시기 미국은 아조레스 제도에 라제스기지를 세우고 구 소련의 우주탐사, 장거리 미사일, 잠수함 등을 추적하며 유럽이나 중동으로 가는 미군의 중간 기착지로 활용했다.

1970년대 중동전쟁 발발시 이 기지는 이스라엘로 향하는 핵심 운송로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라제스기지의 주둔 병력을 170명 이내로 줄이는 계획을 내놓고 이를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은 미국 국방부내 강경파들로부터 전략적 불안정을 초래한다며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인 데빈 눈스(공화) 의원은 지난달 20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이 아조레스 제도에 대해 야심을 품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눈스 의원은 "유사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중국은 지부티, 스리랑카 등 세계 곳곳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이 아조레스 제도에 거점 마련에 성공하면 물류 및 정보 센터로 활용되는 데 이어 종국에는 기타 군사용도로 개발돼 미군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은 특히 아조레스 제도가 1962년 소련의 미사일 기지 건설로 촉발된 '쿠바 위기' 사태를 재연시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최근 캐나다와 쿠바를 방문하고 베이징으로 귀국하는 길에 아조레스 제도의 테르세이라 섬을 경유하며 코스타 총리가 보낸 특별대표인 포트투갈 외무장관과 접견한 바 있다.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도 외국 순방시 아조레스 군도에 중간 기착해 현지 주민과 만나기도 했다.

9개의 섬이 600㎞에 걸쳐 있는 아조레스 제도는 2천344㎢ 면적의 화산섬으로 유럽의 휴양지, 원양어선 기지로 유명하다.

고대 시기 지중해 세계와 교류해오다 1427년 포르투갈인이 재발견한 뒤로 포르투갈 영토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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