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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벗을 기리다…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추모 연주

떠난 벗을 기리다…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추모 연주
한국 클래식 음악계 기대주였던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31)의 안타까운 죽음에 추모 연주 등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13일 오전 콘서트홀에서 열린 기획공연 시리즈 '11시 콘서트'에서 전날 새벽 부산 공연을 앞두고 숨진 권혁주를 기리는 연주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강창우 지휘의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곽안나·서민정, 피아니스트 박소연, 첼리스트 김소연 등 이날 연주회의 출연진들은 앙코르곡으로 에드워드 엘가의 '님로드'(NImrod)를 연주했다.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무대 뒤편 중앙에 내려진 스크린에는 고인의 생전 연주 모습을 담은 사진과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1985∼2016)'라는 글귀가 띄워졌다.

추모 연주 도중 관객 일부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예술의전당은 전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협연자 대부분이 권혁주와 오랜 기간 교류하며 친하게 지낸 사이"라며 "전날 리허설을 앞두고 전해진 부고에 지휘자 강창우,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뜻을 모아 앙코르를 통한 추모 연주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님로드'는 엘가가 아내와 친구 등 주변의 친한 지인들에 대한 인상을 담아 만든 '수수께끼 변주곡' 가운데 9번째 변주다.

엘가의 가장 친한 친구 가운데 하나인 음악 출판인 어거스트 예거를 고요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표현한 작품으로 영국에서는 장례식에 추모곡으로 가장 널리 연주되는 곡이다.

권혁주는 생전에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에 여러 차례 출연했다.

올해만 4월 '교향악축제'와 6월 '아티스트 라운지', 7월 '토요콘서트' 무대에 섰고 11월30일에는 '아티스트 라운지'로 다시 팬들과 만날 예정이었다.

예술의전당 고학찬 사장은 "국내 클래식을 이끌어갈 젊은 거장인 권혁주의 요절은 우리 예술계에도 큰 손실"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생전에 권혁주를 적극적으로 후원해온 금호아시아나재단도 추모 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당장은 장례를 돕는 데에 집중하고 있으며 고인을 보낸 뒤에 추모 음악회 관련 사항을 유가족과 상의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권혁주는 재단이 14세 이하의 재능있는 연주자 발굴을 위해 열어온 '금호영재콘서트'의 초기 멤버로, 유학 등 학업에 재단의 후원을 받아왔다.

음악 애호가였던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금호문화재단 이사장)은 그에게 악기를 대여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인과 절친하게 지낸 동료 음악인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역시 '금호영재' 출신으로 권혁주와 함께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멤버였던 손열음은 페이스북을 통해 "혁주 오빠는 단연코 제일 좋아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사람이었다. 그 악마적인 소리는 함께 연주하며 들을 때도 전율을 느끼게 했다"며 "당장에라도 그답게 '다 장난이었어' 하며 다시 돌아와 그 소리를 들려줄 것만 같은 환상 속에 억지로 잠을 청했다가 그의 문자를 받는 꿈을 꾸고 깨어났다"고 슬퍼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주미 강도 "그의 겸손함은 음악에서 뿐만이 아니라 매일 행동에서 묻어나와 늘 존경스러웠다…불평 없이 음악과 함께 달리는 그가 너무 대단해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짠했다. 이제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앞서 전날에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김선욱 등 음악인들이 추모글로 고인을 기렸다.

클래식 음악 전문 채널 아르떼TV는 추모 특집 방송을 마련했다.

(연합뉴스/사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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