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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세리…' 위대한 전설의 아름다운 퇴장

<앵커>

18년 전인 지난 1998년, 외환위기로 우리 모두가 좌절에 빠져있던 그 시절, 우리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준 바로 이 장면, 박세리 선수의 '맨발 투혼' 기억하실 겁니다. 이 장면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박인비·신지애 같은, 이른바 '박세리 키즈'들이 한국 여자 골프를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한국 골프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전설 박세리 선수가 오늘(13일) 25년간 정들었던 필드를 떠났습니다.

김영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세리 선수입니다.]

첫 샷을 치기도 전에 박세리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박세리 : 첫 홀에서 벌써…아, 또 눈물 난다. 18홀 끝낼 수 있을까.]

18번 홀 그린에 올라서자 선후배와 팬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습니다.

25년 골프 인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퍼트를 마치고 박세리는 자신을 골프의 길로 이끌어준 아버지와 포옹하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골프 여왕이 단상에 오르자 갤러리들은 일제히 그녀의 이름이 새겨진 모자를 들어 올리며 경의를 표했습니다.

박인비를 비롯해 박세리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이른바 '세리 키즈'들도 자신의 우상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나타냈습니다.

LPGA 통산 25승, 아시아인 최초로 명예의 전당 가입 등 박세리는 한국 여자골프의 선구자이자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리우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박인비의 금메달 신화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짧지만 진한 감동이 어우러진 은퇴식이 끝난 뒤에도 박세리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박세리 : 너무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또다시 알게 됐고요. 후배들을 위해서 기량을 더 발휘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고요.]

전설의 퇴장은 그 등장만큼이나 아름답고 강렬했습니다.

필드는 떠나지만, 박세리의 이름 석 자는 한국 여자골프의 개척자로 골프사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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