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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 글로벌 MD, 러-중 겨냥한 것…전략 우위 노려"

러시아가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MD)망 구축 계획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이 이란과 북한 등의 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 등에 구축하고 있는 MD 시스템이 사실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전력을 약화시키거나 무력화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전략적 균형 훼손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 제1부국장 빅토르 포즈니히르는 1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샹산 안보포럼'에서 한 연설에서 MD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미국의 주장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미국의 글로벌 MD 시스템이 러시아나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미국의 주장은 말뿐으로 어떤 합의로도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면서 특히 미국은 MD가 러시아를 향하지 않을 것이란 법적 보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이 유럽에 구축하고 있는 MD 시스템이 이란이나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북한 탄도미사일은 아직 서방에 실질적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고 이란은 서방과의 핵 프로그램 폐기 합의로 역시 위협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한다는 구실 아래 일차적으로 러시아와 중국 미사일들을 겨냥한 시스템을 전개하고있으며 두 나라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점하는 것이 실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포즈니히르 부국장은 이어 미국의 유럽 MD 기지가 구축되고 있는 루마니아와 폴란드의 기지에서 이용되는 MK-41 발사대에선 '스탠더드 미사일 3'(SM-3)뿐 아니라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도 발사할 수 있다며 지상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다는 미국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럽 MD 기지나 MD용 함정에서 MK-41 발사대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하는 일은 짧은 기간 안에 비밀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서 토마호크 미사일의 사거리가 2천500km인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 서부 지역이 모두 미국 순항미사일의 공격권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정용 순항미사일 발사대 MK-41을 지상용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1987년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중·단거리 핵미사일 폐기 조약(INF)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포즈니히르는 또 미국이 글로벌 MD를 통해 저궤도상의 타국 위성을 파괴하는 가능성도 강화하려 하고 있다면서 SM-3 1A 버전보다 타격 반경이 늘어난 SM-3 2A 미사일과 GBI(Ground-Based Interceptor) 미사일이 러시아와 중국 위성들을 파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방공 기능뿐 아니라 우주방어 및 공격용 기능까지 가진 MD 시스템은 전략적 우위의 수단이라면서 글로벌 MD를 구축하는 미국의 실제 목적은 러시아의 핵전력 약화와 중국의 핵전력 무력화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측 추산에 따르면 2020년까지 미국의 글로벌 MD 시스템은 50기의 GBI, 200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700기의 지상 및 해상 SM-3로 무장하게 될 것이며, MD 시스템을 갖춘 40대 이상의 함정이 전 세계 해양에 배치될 예정이다.

포즈니히르 부국장은 결국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MD 함정과 기지들이 러시아와 중국을 에워쌀 것이라고 경계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전략적 균형 유지를 위해 각자 혹은 공조를 통해 적합한 대응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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