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방송대 총장 공석 장기화

국립대에 무슨 일이…

동세호 기자 hodong@sbs.co.kr

작성 2016.10.11 14:15 수정 2016.10.11 17:2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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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총장 공석사태를 빚고 있는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학생회까지 나서 총장 임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방송대 학생들은 ‘방송대 총장 임용제청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신문광고까지 동원했습니다. 학생들은 “재학생들의 희망이자 롤 모델인 류수노 교수를 총장으로 임용해 희망과 성공의 사다리를 놓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학생들은 “농촌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농사짓다가 검정고시를 거쳐 방송대 1회 출신 쌀 박사로 입지전적인 인물인 류수노 교수에 대한 교육부의 총장임용 제청 거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방송대 학생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총장 임용 요구 방송대 신문광고방송대 총장이 공석이 된 지는 2년이 넘습니다. 국립대인 방송대는 2014년 7월 류 교수를 총장후보자 1순위로 뽑아 교육부에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총장후보자를 다시 추천하라며 임용제청을 거부했습니다. 거부사유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립대 총장은 통상 2명의 후보자를 뽑아 교육부에 추천하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교육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하지만 총장임기 첫날에 임용제청 거부 공문을 받은 방송대는 지난해 1월 교육부의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1심에서는 승소했으나 2심에서는 패소해 최종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방통대 본관교육부는 이에 대해 임용제청을 거부하는 사유는 개인 신상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고만 밝히고 있습니다. 경북대와 공주대도 비슷한 이유로 교육부의 총장임용 제청 거부로 2년 가까이 총장 공석 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공주대도 소송까지 제기해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학생들도 총장공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가세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부터 총장 직선제의 폐해를 거론하며 총장 직선제의 폐지를 압박해왔습니다. 직선제 선거에서 나타난 지나친 정치화와 편가르기, 보직 나눠먹기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입니다. 대학 재정지원을 무기로 돈줄을 쥔 교육부의 직선제 폐지 압박에 급기야는 지난해 8월 부산대에서는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부산대 고현철 교수 추모식하지만 그 후에도 부산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립대학들이 간선제를 채택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총장 간선제 채택 후에도 잇따른 임명제청 거부로 대학 행정 공백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총장 임용권을 두고 대학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총장 임용제청이 네 차례나 거부됐던 한국체육대에는 지난해 여당정치인 출신이 총장으로 임용돼 결국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고른 것 아니냐는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대학의 자율은 돈줄을 쥔 교육부의 공문 한 장으로 무력화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