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 내일 밤 42년 만에 이란 원정 첫승·조 1위 도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란 원정에서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섭니다.

한국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내일(11일) 밤 11시45분 이란의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홈팀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치릅니다.

한국은 이란을 꺾으면 42년 만에 테헤란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기록합니다.

동시에 A조 1위로 뛰어오르며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희망을 밝힐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2패로 열세에 있습니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7위로, 47위의 한국보다 10계단이 높습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3번의 맞대결에서 한국은 모두 0-1로 패했습니다.

모두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쓰라린 패배를 맛봤습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인 2014년 11월 테헤란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후반 막판 결승 골을 내주며 0-1로 졌습니다.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1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2012년 10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0-1로 패했습니다.

한국 축구가 최근 아시아 국가 중에서 내리 3연패를 한 것은 이란이 유일합니다.

특히, 역대 6번의 이란 원정에서 한국은 단 1승도 따내지 못했습니다.

1974년 9월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첫 맞대결을 벌여 0-2로 패한 이후 한국은 테헤란에서만 역대 2무 6패의 절대 열세에 있습니다.

이번 경기는 이란 원정 무승의 치욕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한국은 현재 최종예선 A조에서 2승 1무로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같은 2승 1무인 이란(+3)에 골 득실(+2)에 뒤져 있습니다.

이번 4차전은 한국으로서는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고비입니다.

이란을 꺾으면 3승 1무(승점 10) 조 1위로 올라서며 9회 연속 본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밟습니다.

남은 6경기에서 4승 2패만 해도 조 2위가 가능한 승점 22를 확보하게 됩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A, B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합니다.

3위가 되면 힘겨운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패하면 조 3위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어 험난한 여정이 예상됩니다.

현재 한국에 이어 우즈베키스탄이 2승 1패(승점 6)로 3위에 올라 있습니다.

이어 시리아도 1승 1무 1패(승점 4)로 4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국과 홈 경기를 갖고, 시리아는 최하위 카타르(3패)와 원정 경기를 치릅니다.

한국이 이란에 지고 우즈베키스탄과 시리아가 각각 승리하면 조 4위까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에 월드컵 본선행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대표팀 체제 정비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전망입니다.

이란 원정 첫 승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손흥민(토트넘)입니다.

손흥민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물오른 골 감각을 선보이며 최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지난 9월 한 달간 EPL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이번 시즌 6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으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 기운은 고스란히 대표팀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그는 지난 6일 카타르와 3차전에서도 2-2 동점 상황에서 결승 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여기에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는 지동원과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키)도 이란의 골문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경계 대상 1호는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21)입니다.

이란은 그동안 한국을 괴롭혔던 자바드 네쿠남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은퇴하면서 세대교체를 했습니다.

그러나 20대 초중반으로 구성된 대표팀이 일찍 자리를 잡으면서 이란 축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 주자가 바로 아즈문입니다.

이란 대표팀은 대부분 자국 리그 출신이지만, 아즈문은 러시아 프로축구 FK 로스토프에서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18살인 2013년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됐습니다.

그는 2014년 11월 친선경기에서 결승 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무너뜨린 주역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7경기에 나와 4골을 터뜨렸습니다.

올해 2월 마케도니아와 경기에서는 해트트릭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스피드와 득점력으로 젊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 불린다.

유럽 매체는 이란의 '메시'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