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http://img.sbs.co.kr/newimg/news/20160818/200971135_1280.jpg)
그로부터 보름이 지났습니다. 9월 27일 저녁. 청심회라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JP를 중심으로 현역 국회의원 2명과 전직 장관 출신 4명이 저녁 식사하는 자리였습니다. 충청도 출신들로 과거 자민련 시절 의원 혹은 장관을 보낸 JP맨들의 친목 모임입니다. 정진석 대표도 그 중 한 명인데, 정 대표는 다른 선약 때문에 한 시간 이상 늦게 식사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식사가 시작되기 직전 자연스레 반기문 총장 얘기가 화두로 나왔고 JP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습니다. “요즘 어떤 사람이 이상한 소리하고 다닌다며?” 어떤 사람(정진석)이 이상한 소리(‘JP가 반총장 지지했다) 했다는 뜻입니다. JP의 이 말을 들은 사람은 늦게 온 정진석을 제외하고 5명입니다. 더 이상 언급은 없었고 정진석이 늦게 합석하면서 자연스레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고 합니다. 한 참석자는 “JP가 그날 처음 이 얘기를 한 것이 아니고 (그 문제로) 화낸 적이 많고 여러 사람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종합해보면 ‘JP는 반기문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없는데 정진석이 떠들고 다녀서 JP가 언짢아 한다’로 정리됩니다.
![김종필, 반기문 회동](http://img.sbs.co.kr/newimg/news/20160615/200951556_1280.jpg)
결국 시나리오 정리가 불가피합니다. 첫째, 여러 사람이 의심하는 대로 정진석이 JP 발언을 과장했거나 왜곡했을 가능성입니다. JP 주변의 많은 인사들은 정진석이 전한 JP 화법 자체가 이상하다고 지적합니다. 알아들을 듯 말 듯, 선문답으로 말하는 JP가 ‘이를 악물고’ ‘혼신을 다해’라고 말했다는 건 JP식 화법이 아니란 거죠. 그냥 ‘열심히 해라’ 정도면 모를까 정진석이 전한 JP의 발언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JP를 오래 취재해온 기자 입장에서도 그럴듯한 의문 제기입니다.
![김종필, 반기문](http://img.sbs.co.kr/newimg/news/20160528/200946764_1280.jpg)
상황이 이쯤 되자 정진석은 곤혹스럽습니다.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전달했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주변에서 별로 믿어주지 않는 고약한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JP가 나서서 ‘진위는 이거다’라고 정리해줄 리도 만무합니다. 김상윤 보좌역을 통해 JP의 진짜 의중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궁금증과 의문 속에 반기문에 대한 JP의 의중은 다시 물음표로 정리됐습니다. 어찌보면 이 논란의 근원은 JP를 방문한 반기문에게서 비롯됐습니다. 그 반기문이 연말 임기를 마치면 1월 중 다시 JP를 방문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이 정도 해프닝 때문에 JP가 반기문에 대한 의중이 변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정치는 타이밍이고 살아있는 생물로 움직입니다. 그 말이 맞습니다. 반기문의 대권 도전과 JP의 지지 여부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정진석의 게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