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슬라이딩센터 '안전 문제' 경고…강원도, 펌프교체

2018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시설인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과 국제루지연맹(FIL)으로부터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IBSF와 FIL은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보낸 '슬라이딩센터 스트레스 테스트 및 기술감사 최종보고서'에서 "경기장은 잘못된 운영 또는 사고 발생 시 심각한 위험에 처해 안전하지 않으며, 부식으로 인해 수명이 짧을 것이며, 자동운영이 불가함"이라고 종합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45건에 대해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경기장 얼음을 균일하게 얼리는 펌프 설비에서 잡음이 나는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핵심입니다.

펌프는 얼음을 얼리는 데 필요한 암모니아 냉매를 이동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는 핵심 설비입니다.

또 냉동플랜트 주변에 설치한 스프링클러 제거도 요구했습니다.

펌프관 파열로 암모니아가 새어 물과 접촉하면 폭발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경기장 관리를 책임지는 주체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도 우려했습니다.

펌프 설비는 앞서 지난 3월 깨진 얼음이 발견되는 등 문제가 발생해 지난달 11일 5개 중 2개를 교체한 바 있습니다.

현재 트랙 전체에 얼음을 얼려 지난달 26일부터 국가대표 선수들이 트랙에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이번 권고를 받아들여 나머지 펌프 3개도 교체합니다.

주문제작에 2개월가량 걸려 오는 24일 예정했던 본승인 전까지는 어려운 만큼 11월 중순 교체할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24일 본 승인을 사전점검승인으로 전환하고 11월 중 본 승인점검을 할 예정입니다.

스프링클러는 유럽 기준으로 냉동플랜트 근처 설치를 금지하고 있으나 국내법에서는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완성검사 항목으로 철거는 국내법상 어려워 사고 발생 시 스프링클러를 수동으로 작동하는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같이 45건의 권고사항 중 펌프교체를 비롯해 36건을 반영하고, 5건은 부분반영, 4건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반영 사항은 연맹의 판단착오 또는 국내법에 저촉되거나 국내법에 따라 완성검사를 획득한 시설로 안전상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하지만 추가적인 안전시설에 대해서는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정확한 기준 및 근거 없는 시설 보완 강요에 대해서는 수차례 검측을 통해 재시공 또는 보완한 만큼 더는 대처하지 않는다는 방침입니다.

강원도와 평창조직위는 펌프교체 등 권고사항을 개선하면 본승인은 물론 내년 2월 예정된 테스트이벤트와 본 대회 개최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장 관리를 책임지는 주체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원도와 조직위는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할 계획입니다.

최근 평창조직위와 강원도, 그리고 시공사는 회의를 거쳐 모두 총괄 책임자 선정에 동의했습니다.

강원도는 경기장을 평창조직위가 경기를 위해 사용함에 따라 책임자를 조직위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며, 조직위는 테스크포스(TF) 구성 운영 의견을 내놓아 조율 중입니다.

강원도 동계올림픽본부 관계자는 4일 "슬라이딩센터는 영구 보존 및 지속 운영이 목표로, 그동안 국제경기연맹으로부터 13회에 걸쳐 검측을 받았으나 각 연맹과 방문 기술자별 의견이 달라 보완 재시공하는 사례도 발생해 최종 결정권한이 있는 전문가 검측을 지속해 요구했다"며 "안전한 경기장 건설을 위해 국내법 기준 이상의 추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사항을 제외하고 모두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슬라이딩센터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경기가 열립니다.

1천214억 원을 투자해 2013년 10월 착공했으며, 이달 말 완공예정으로 현재 공정률은 93%입니다.

내년 2월 8일부터 14일까지 국제루지연맹의 첫 번째 국제훈련에 이어 15∼19일 테스트 이벤트로 2017 FIL 루지월드컵이 열릴 예정입니다.

내년 3월 13∼19일에는 2017 IBSF 봅슬레이·스켈레톤월드컵이 개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