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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뇌성마비에도 수학 전국 상위 3%…끝없는 도전

뇌성마비를 갖고 태어났는데도 대학에도 가고 토익도 보고, 이제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뇌병변 장애인 윤태훈 씨의 이야기입니다. 팔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자판을 턱으로 쳐야 합니다. 이미 턱에는 굳은살이 박였고 허리도 끊어질 듯 아픕니다.

취업 준비생 4년 차인 그는 항상 이렇게 공부하고 자기소개서도 써야 합니다. 회사에 따라 성장 과정과 지원 동기를 매번 다르게 쓰기 위해선 때론 밤을 새우기도 하는데 이렇게 쓴 자기소개서가 1백 개를 넘었습니다.

태어날 때 산소 부족으로 뇌성마비가 생겨 불과 몇 시간 만에 중증 장애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매사에 적극적이었습니다.

학교에선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이야기했고 모든 걸 눈으로만 보고 외워서 공부했습니다. 그런데도 놀라운 성과를 냈습니다. 수능에서 수학은 전국 상위 3% 안에 들어 서강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동아리에선 자금 운용 팀장을 맡았고, 학생회에선 불투명했던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쓸모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 하나로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토익도 봤습니다.

최초로 1인 고사장에 감독관 대필 지원을 받아서 시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물불 가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자격증과 공모전까지 많은 스펙을 많이 쌓았습니다.

그의 활약이 언론에도 보도되며 다른 장애인에게 큰 희망을 줬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1백여 개 회사에 지원했는데 다 떨어졌습니다. 1차 서류는 통과했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이후 기업보다는 선발과정이 더 공정할 것 같아서 세무직 공무원으로 목표를 바꿨지만, 이번엔 필기시험에서부터 막히고 말았습니다. 난도 높은 세무계산은 누군가 계산과정을 대신 써줘야 풀 수 있는데 이를 지원받지 못한 겁니다.

처음엔 거절당했지만, 국가 인권위원회에 긴급 구제 신청을 해서 도우미를 지원받아 높은 점수로 필기시험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면접이 문제였습니다. 자기기술서 작성에 20분 발표엔 5분 똑같은 시간이 주어졌는데, 몸이 불편한 그에겐 턱없이 부족했던 겁니다.

결국에 탈락했고, 윤 씨는 면접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모든 건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믿는 윤태훈 씨 포기하지 않고 내년 시험에 또 도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죽거나 혹은 취업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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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먼저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린 일본인 기자가 있습니다. 1991년 10년 차 일본인 기자 우에무라 다카시는 한국에 왔다가 우연히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에게 속아 위안부로 끌려간 고 김학순 할머니의 사연을 듣게 됐습니다.

이 사연은 일본 아사히 신문의 사회면 톱 기사로 보도됐고, 3일 뒤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갖고 공개 진술도 해서 위안부 피해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한국보다 위안부 문제를 먼저 보도한 이 기사의 파급력은 컸습니다. 피해자 2백여 명의 증언이 잇따르며 위안부 문제가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에무라 기자는 일본 극우 세력들에게 매국노라 불리면서 교수 임용이 예정돼 있던 대학교에서도 임용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의 임용에 대한 비난 전화와 편지가 쇄도하자 대학 측이 이를 취소해 버린 겁니다. 이것보다 더 그가 가장 힘들었을 땐 바로 어린 딸이 협박을 받았을 때였습니다. 딸의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됐고 각종 인신공격은 물론이고 살해 위협까지 받은 겁니다.

이렇게 20년이 넘도록 협박과 불이익으로 고통받았지만, 그래도 그는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고 말합니다.

올해 초부터 초빙교수로 한국에서 강의하고 있는 그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기록하고 젊은 세대에게 교육해야 한다고, 또 일본 정부가 할 일은 소녀상을 없애는 게 아니라 일본인 마음속에 소녀상이 새겨지도록 힘을 쏟는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 나는 사이비 기자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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