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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전화하자 "Sorry"…엉터리 정부 콜센터

<앵커>

정부의 각종 민원 상담 전화번호는 현재 110으로 통합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문화,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무려 20개 언어로 상담이 가능하다고 홍보 중인데, 실상은 어떨까요.

정유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두 달 전 결혼해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인 렌 씨.

외국인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110에 물었습니다.

[새 아파트를 사고 싶은데요.]

[정부 통합 콜센터 110 :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통역을 거쳐 10분을 기다린 끝에 돌아온 건 다른 곳에 전화하란 답변이었습니다.

[외국인 안내 센터는 1345입니다.]

안내받은 대로 걸어 봤지만,

[외국인 종합 안내센터 1345 : 아닙니다. 그쪽에서 왜 이 번호를 알려줬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번호 있어요.]

세 곳을 거치면서 20분 넘게 전화를 붙잡고 있었지만 아무런 답도 얻지 못했습니다.

[렌/인도네시아인 :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전화했더니 계속 다른 번호로 물어보라고 하고….]

110 홈페이지엔 20여 개의 언어로 상담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정부 민원안내콜센터(110) 현장 공무원 : 외국인 전문 상담사들을 둘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아요. 하루에 (외국인 전화가) 10통도 안 올 때도 있고….]

소비자보호원 콜센터 1372는 기본적인 응대도 불가능했습니다.

[영어 하실 수 있는 분 부탁드려요.]

[소비자 상담센터 1372 : 영어로는 통화 못 해요. No English. 죄송합니다. I'm sorry.]

[김관영/국민의당 의원, 국회 정무위 : 다문화·글로벌 시대에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언어 장벽도 없이 정부의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체류 외국인 200만 명 시대, 지금의 민원 대응 체계로는 한국에서 사는 건 불편하고 불만스럽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이재영,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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