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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튬굴기'…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장악 시도

중국 기업이 세계 최대의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의 SQM 인수를 노리고 있다.

29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톈치(天齊)리튬 주식회사는 최근 미국의 세일링스톤 캐피털 파트너스로부터 SQM의 지분 2%를 2억960만 달러에 사들였고 7%의 지분을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톈치는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사위로서 SQM의 최대 주주인 훌리오 폰체 레루의 보유 지분 가운데 23%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레루는 그가 소유한 다수의 회사들을 통해 총 29.97%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이사회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2%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고와(興和)그룹과도 협약을 맺음으로써 실질적 지분은 32%에 이른다.

톈치가 SQM 인수에 성공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튬 공급업체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SQM은 생산비용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서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톈치는 이미 미국의 앨버말과 합작으로 호주의 그린부시즈 광산에서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호주의 리튬 가공 공장에 3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 시난증권(西南證券)은 "톈치가 지분을 더욱 늘려 결국에는 최대 주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SQM의 정관에 따르면 주주가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은 32%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할 수 있어 톈치가 지분을 크게 늘리는 데 걸림돌은 없는 셈이다.

시난 증권은 "톈치가 SQM를 인수하면 글로벌 리튬 산업의 경쟁구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톈치가 업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은 스마트폰과 전기차의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 물질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에 기본적으로 장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도 2025년에는 현재의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톈치가 SQM을 인수하려는 것은 글로벌 전기차의 공급망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중국의 뤄양루안촨(洛陽欒川)몰리브덴그룹이 아프리카의 대형 구리 광산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한 사례를 상기시켰다.

이 구리 광산에는 전기차의 배터리를 만드는데 필수 재료인 코발트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은 테슬라가 미국 네바다주에 건설하고 있는 5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제외하면 거의 아시아에 집중돼 있고 특히 중국의 생산 비중이 높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등장했으며 2025년에는 연간 300만대의 전기차가 도로를 주행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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