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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사진조차 없는 마지막…씁쓸한 '고독 사회'

<앵커>

작은 상자 안에 잠들어 있는 유골. '성명 불상', 이름을 알 수 없다고 돼 있습니다. 세상을 떠나도 이렇게 장례를 제대로 치러줄 가족이 없는 무연고 사망자가 5년 새 두 배나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가족이 있어도 찾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죽음을 맞이할 때도, 죽음 이후에도 혼자인 건데, 가족이 해체되고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씁쓸한 현실을 안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장장에 도착한 승합차에 관 두 개가 실려 있습니다.

영정 사진 하나 없습니다.

서로 다른 요양병원에서 숨진 70대와 60대 남성의 마지막 가는 길입니다.

이들은 가족의 눈물 한 방울 담긴 배웅도 받지 못합니다.

60대 남성에게는 형제들이 있지만, 생활 형편이 어려워 시신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무연고 사망자 장례 지원 담당 공무원 : 장례 비용이라든가 장례를 못 치르고 화장을 하더라도 그런 비용 부담 때문에 '시신 인수를 거부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례는 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은 민간단체가 맡습니다.

장례라고 해도 시신이 재로 변하는 1시간 반가량 유족 대기실에 빈소를 차렸다가 거두는 게 전부입니다.

무연고 사망은 가족이 없는 죽음을 뜻하지만, 유가족이 있어도 죽음을 외면하는 경우가 차츰 늘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숨지면 가족에게 지원되는 장례비가 75만 원에 불과해, 아예 장례를 포기하는 겁니다.

[박진옥/무연고자 장례지원 '나눔과 나눔' 사무국장 :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이 죽음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사는 노인이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급증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장례식 없이 세상과 마지막 이별하는 쓸쓸한 죽음이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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