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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번 떠난 목숨 건 여정…알레포 '장난감 밀수꾼'

<앵커>

시리아의 알레포는 반군의 최대 거점으로 내전기간 6년 동안 정부군의 집중 표적이 돼 왔습니다. 최근엔  정부군이 알레포를 완전히 포위해 총공격에 나서면서 여드레 동안 230명 가까이가 숨졌고, 특히 어린아이들의 희생이 컸습니다. 이렇게 늘 전쟁과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하는 이 알레포 아이들을 위해 목숨 걸고 장난감을 선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명 '알레포의 장난감 밀수꾼'을 정규진 특파원이 소개합니다.

<기자>

어두운 밤을 틈타 알레포에 잠입하는 남성입니다.

바지는 찢어지고 곳곳이 상처투성이입니다.

[라미 아드함 : 6~7시간째 걷고 있어요. 총알이 언제 날아들지 모릅니다. 그래도 성공하면 많은 아이가 행복하겠죠.]

남성이 배낭에 가득 담아온 건 인형과 과자입니다.

뜻밖의 선물에 폭격의 공포로 그늘졌던 알레포 아이들의 얼굴에 모처럼 미소가 번집니다.

'장난감 밀수꾼'으로 불리는 라미 아드함은 알레포가 고향인 핀란드인입니다.

5년 전 내전에 휩싸인 아빠 고향에 장난감을 선물하자는 어린 딸의 제안이 계기가 됐습니다.

[라미 아드함 : 장난감이 비싼데 수백 개를 어떻게 사느냐고 하자, 딸이 안 쓰는 자기 장난감이 많다며 그걸 가져다 주라는 거예요.]

정부군의 감시를 피해 알레포를 27번이나 다녀갔습니다.

알레포가 포위되자 이젠 80kg의 보따리를 짊어진 채 10km를 걸어 잠입하고 있습니다.

왜 위험을 무릅쓰냐는 질문에 아드함은 주저 없이 그 위험한 곳에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라미 아드함 : 아이들이 늘 묻는다고 해요. 구호품이 언제 오느냐가 아니라 장난감은 언제 오냐고…]

(영상편집 : 정용화, 화면제공 : 수오미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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