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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도 30%' 자소서 표절 2배 '껑충'…"불합격 요인"

'유사도 30%' 자소서 표절 2배 '껑충'…"불합격 요인"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대학 입시 자기소개서의 대필이나 표절 열풍이 사그라지기는 커녕 날로 거세지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입시 전문가들은 표절검증 시스템이나 면접 등 입시 과정에서 '가짜 자소서'는 금방 들통나기 쉬워 수험생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을 가져온다고 경고합니다.

면접관들에겐 수려한 자소서보다 투박하더라도 진솔한 자소서가 더 매력적이라고 조언합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진행한 2016학년도 대학입시(정시·수시) 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제출한 수험생 42만 8천277명 가운데 214명이 자소서 '유사도 비교검증' 결과 '위험(다른 자소서와 30% 이상 유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심(5% 이상 30% 미만 유사) 판정을 받은 수험생도 1천394명에 달했습니다.

위험 판정은 2015학년도 대입전형에서 102명(총 수험생 38만 8천303명)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2배 가량 급증한 것입니다.

대교협 관계자는 "2012학년도 대입전형이 진행된 2011년부터 표절검증을 하고 있다"며 "표절 의심, 위험 판정을 받은 수험생 명단은 각 대학에 알려주면 대학별 규정에 따라 입학전형에 그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교협은 2010년엔 대필 의심업체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기도 하는 등 표절 자소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학 역시 자소서의 표절이나 대필이 확인되면 수험생에게 감점을 주거나 심각한 경우 합격취소도 고려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부산대는 지난해 2016학년도 대입전형(학생부종합전형, 지역인재전형,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 고른기회전형)에서 25건의 표절 의심 자소서를 적발했습니다.

이 가운데 17건은 평가에 감점을 반영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가 자기소개서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아야 한다는 잘못된 판단에서 기인합니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박모(48·여)씨는 "상위권 대학에서는 자기소개서가 거의 당락을 결정하는 곳이 많아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3 수험생을 둔 경기도 수원 거주 고모씨는 "자녀가 가고 싶은 대학에 합격한 대학생이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겠다고 하면 이걸 마다할 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수백만 원이 들더라도 희망을 걸어보는 심리"라고 말했습니다.

대입 관계자들은 그러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경고합니다.

고지영 아주대 입학사정관은 "대학들이 수능점수로만이 아닌 다양한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이유는 학생의 인성과 학업성취를 위한 노력 등 사람됨을 전반적으로 검증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전형에서 표절이나 대필이 확인되면 치명적이다. 그 이유만으로 탈락할 수 있으며 사후 검증 후 합격취소도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이 원하는 자소서는 '명문'이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의 수석대표인 잠실여고 안연근 교사는 "자기소개서는 문장을 매끄럽게 쓴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자신이 느끼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깅조했습니다.

거칠고 투박하게 쓰더라도 학교생활부, 자기소개서, 추천서의 내용이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돼 수험생의 진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기소개서가 최고의 자기소개서라는 것입니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평가이사도 "자기소개서는 당락을 좌우하는 것이 아닌 수험생의 특성을 대학 측이 파악하기 위한 참고자료일 뿐"이라며 "자소서는 본인이 쓰고, 담임교사나 부모님 등 수험생 본인을 잘 아는 주변 사람의 조언을 받아 수정 보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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