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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조사처 "밀집 원전, 블랙아웃 오면 전력 복구 불가능"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인 부산 고리 일대에 지진으로 인한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전력 복구가 안 돼 제2의 '후쿠시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구을) 의원은 입법조사처에 의뢰한 유권해석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리 일대 원전 10기의 동시 정지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 주파수가 58.6㎐까지 떨어져 우리나라 전체 전력수요의 18%가 자동 차단되는 광역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놨습니다.

다만 주파수가 떨어지면 변전소에 설치된 '저주파수계전기(UFR)'가 동작해 부하를 차단함으로써 블랙아웃이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입법조사처는 산업부와 배치되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조사처는 "저주파수계전기로 부하를 한 번에 대량 차단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충격이 된다. 주파수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2003년 미국과 캐나다를 강타한 최악의 대규모 정전때도 저주파수계전기가 작동했지만 전력 시스템 붕괴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재국 입법조사처 연구관은 "산업부 시뮬레이션은 주파수가 58.6㎐까지 가면 10여 초 만에 자동으로 회복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주파수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모든 터빈이 돌아가는 속도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전제한 건데, 실제로는 조금씩 속도가 다르므로 58.6㎐까지는 채 가지도 못하고 덜커덩 주저앉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연구관은 "모든 원전은 발전소를 돌리기 위해 전기가 필요하고, 그 전기는 외부에서 받아서 쓴다. 만약 전원이 차단되면 원전을 냉각시킬 수 없다"며 "블랙아웃과 같은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하지만 복구는 언제 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의원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났을 때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멜트다운) 사태가 왔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다수 호기가 밀집된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를 이제라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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