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법원이 성매수를 한 남성에게 여성의 존엄을 주제로 한 책을 성매매한 소녀에게 사주라는 이색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로마지방법원은 최근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35세 남성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이 남성이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15세의 소녀에게 여성의 존엄을 일깨우는 페미니즘 성향의 책 30권과 영화 2편을 사줄 것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가 지정한 책에는 영국 페미니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미국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 이탈리아 소설가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소설, 나치에게 살해된 안네 프랑크의 일기 등이 망라됐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이 2013년 로마의 고급 주택가 파리올리의 성매매 조직을 조사하던 중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한 사실이 발각돼 기소됐습니다.
이 조직은 당시 14세와 15세의 두 소녀를 꾀어 성매매하도록 부추긴 것이 드러났고, 포주에게는 2014년 징역 9년형이 선고됐습니다.
두 소녀는 당시 조사 결과 새 옷과 최신 휴대전화를 살 욕심에 돈을 받고 성매매에 응했다고 코리에라 델라 세라는 전했습니다.
신문은 "판사는 소녀가 자신이 겪은 진짜 피해는 여성으로서 존엄성이 손상된 것임을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저명한 여성학자인 아드리아나 카바레로 이탈리아 베로나대학 교수는 판결에 대해 "판사가 해당 책들을 성매수 남성에게 읽어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카바레로 교수는 "사춘기는 성찰의 시기가 아니다. 반면 이 남성은 성인으로서 사리분별을 할 수 있었음에도 돈을 주고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다"며 성매수 남성이야말로 페미니즘 책으로 교화할 필요성이 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伊 법원 "성매수男, 성매매한 소녀에 페미니즘 책 30권 사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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