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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日지진 전문가 "6월에 이미 지진 전조…피해 조사에서 배워라"

* 대담 : SBS 도쿄 최선호 특파원

▷ 박진호/사회자:
 
세계 각지에 파견된 SBS 특파원들을 연결하는 글로벌 뉴스, 오늘은 일본 도쿄로 가보겠습니다. 최선호 특파원 안녕하세요.
 
▶ SBS 도쿄 최선호 특파원:
 
네. 안녕하십니까. 도쿄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우리나라는 항상 일을 겪고 나서 해외 사례를 살펴보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래도 일본, 지진이 워낙 많은 나라니까 우리나라보다는 시스템이 잘 돼있을 것 같고. 연구도 굉장히 축적이 돼있을 것 같은데요.
 
▶ SBS 도쿄 최선호 특파원:
 
그렇습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달 말까지 8개월 동안 일본에서 난 지진이 모두 2,704차례입니다. 방문이나 창문 같은 것들이 들썩거릴 정도의 진도 3 이상의 지진만 따져도 550차례입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지난 2011년에는 무려 10,000번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일본은 좋은 의미, 나쁜 의미 다 포함해서 자신들을 지진대국. 이렇게 부를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말씀하신 대로 지진 예측과 관측, 연구, 재난 대응 체계가 부러울 정도로 잘 갖춰져 있는 게 사실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경주 지진에 대해서 일본의 전문가들은 이미 전조를 읽고 있었다. 이런 주장도 나오는데요. 사실입니까?
 
▶ SBS 도쿄 최선호 특파원:
 
그렇습니다. 무라이 도쿄대 명예교수는 저희 SBS와의 인터뷰에서 경주 지진의 전조가 일본의 지진 관련 관측 데이터 상에도 나타났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전자 기준점이라고 해서 위성하고 연결해서 지표면의 움직임, 떨림 같은 것을 관측하는 그런 장비인데. 일본은 사방 20km 간격으로 일본 전역에 1,300곳 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가장 가까운 쓰시마에도 2개가 설치돼 있는데. 쓰시마는 실제 경주 지진 당시에 진도 3을 기록했던 곳입니다. 무라이 교수는 쓰시마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에, 석 달 전쯤에 지진의 전조가 나타났다면서 저희 취재진에도 이 분석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지표면의 어떤 지점은 올라가고 어디는 급격하게 내려가는 식으로 뒤틀림이 나타났다는 것인데. 일본의 과거 큰 지진에서도 지진 발생 몇 달 전에 그런 현상이 전조처럼 나타났다. 이런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면 한국에도 이 전자 기준점이 있습니다. 한국에도 이 전자 기준점이 100곳 정도 설치돼 있는데. 문제는 군사적인 이유 때문에 외국 연구자들은 서로 볼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더 이상의 분석은 일본 쪽에서 불가능하다. 이런 설명이었는데. 무라이 교수는 지진이나 재난 대비를 위해서라면 지역 내 국가들,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이렇게 다 설치가 돼있기 때문에 지역 국가들 사이에 협력이 이뤄진다면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지지 않겠느냐. 이렇게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게 말씀하신 지진 대비 협력은 당장 추진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 SBS 도쿄 최선호 특파원:
 
군사적인 문제가 있어서 조금 복잡한 모양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지난 2012년이죠. 우리는 발표가 무산됐던 활성단층 지도에 관련해서도 일본은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면서요.
 
▶ SBS 도쿄 최선호 특파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무라이 교수의 경우에는 측량과 관측의 전문가입니다. 반면에 전통의 지진 연구가들은, 지질학자들은 땅 속을 연구해 왔습니다. 지진의 90%가 발생한다는 활동 중인 단층, 즉 활성단층 연구에 집중해 왔는데. 국가나 각 대학, 연구기관 등에서 오랜 기간 연구 성과가 축적돼 있습니다. 한 예로 일본의 대표적인 포털인 야후 재팬의 활단층 맵. 일본은 활성단층을 활단층이라고 부르는데. 활단층 맵이라고 검색어를 치면 지도 이미지만 무려 14만 9,001개가 뜹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지도가, 전국 지도가 지역별 상세 활단층 지도까지 종류도 아주 다양합니다. 원전 같은 안전성이 중요한 건물을 지을 때나 각 지역별, 활단층 지역 위에 짓는 건물의 내진 설계 기준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활단층 주변에 지진계를 잔뜩 설치해서 지진 예측이나 관측할 때도 씁니다. 또 각 가정에 전달되는 지진 대피 지도라는 게 있는데. 이 대피 지도를 만들 때도 당연히 활단층 지도가 아주 길잡이가 되는 셈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우리가 당장 일본만큼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부러울 정도로 대비가 잘 돼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 SBS 도쿄 최선호 특파원:
 
그렇습니다. 이 지진 관련 연구와 예측 시스템, 일상적인 교육, 훈련. 또 각 가정에 체계적인 대피 매뉴얼이 전달되는 그런 방식인데. 부러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무라이 도쿄대 명예 교수에게 한국의 상황을 소개하고 한국은 처음 겪는 큰 지진이기 때문에 약간 혼란도 있고 여러 가지 대응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지금 현재 한국이 일본 정도의 체계를 갖추는 데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느냐. 이렇게 한 번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첫 반응이 일본도 처음부터 이랬던 것 아닙니다. 이것이었습니다. 내진설계 제도가 규정화된 것도 1981년 이후고, 1995년 한신 대지진으로 4천 명이 숨지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올해 구마모토 대지진까지 아주 큰 지진을 거치면서 교훈을 얻고 시스템을 정비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이런 설명이었고요.

그러면서 무라이 교수는 새로운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활성단층 지도 만들고. 이런 것들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출발점은 이번 경주 지진 피해 조사, 실태 조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강조를 했습니다. 비슷한 곳에 있는 건물인데도 한 쪽은 금이 가고 한 쪽은 멀쩡했다면 이게 건물 구조와 관련이 있는지. 아니면 지반 구조, 매립지냐 아니면 절개지냐. 이런 지반 구조와 관련 있는지. 또 지반 구조와 관련해서 각각 피해 양상이 어떠했는지. 그 위에 살던 사람들이 어떤 느낌, 어떤 경험을 했는지. 강도는 어떠했는지. 또 나아가서 정부와 재해 당국의 대응에는 어떤 부족함이 있었는지. 이런 피해 조사, 실태 조사를 철저하게 하면 그 다음에 비로소 나아갈 길이 보일 겁니다. 이게 일본 전문가들의 조언이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무라이 교수님 얘기는 우리가 신중하게 잘 들어서 실천을 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 SBS 도쿄 최선호 특파원:
 
일본의 경험을 우리가 빨리 따라잡아야죠.
 
▷ 박진호/사회자:
 
예.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SBS 도쿄 최선호 특파원:
 
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도쿄 최선호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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