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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여진'에 울산 학교 40% 대피 않고 '우왕좌왕'

학교 안전불감 심각…매뉴얼 있지만 지키지 않고 대피도 제각각

21일 오전 11시 53분께 경주에서 규모 3.5의 여진이 발생했지만, 울산 학교의 40%가 '반드시 학교 밖으로 대피하라'는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

일부 학교는 교실에서 학교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체육관에서 체육 활동을 하던 학생들은 지진이 난 줄도 몰랐다.

울산 학교 건물의 내진율은 36.9%에 불과하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생활하는 시간에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자 학교의 안전의식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240개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중 지진 발생 때 교실 밖으로 대피한 학교는 62.5%인 150개 학교로 나타났다.

나머지 37.5%인 90개 학교는 학생들을 대피시키지 않았다.

일부 학교는 교실마다 대피 요령이 달랐다.

일부는 담임이 여진이 멈출 때까지 학생들을 책상 아래에 몸을 숨기게 했고, 일부는 담임이 인솔해 교실 밖으로 대피시켰다.

학교에서 일괄적인 통제가 되지 않았던 셈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7월 5일 규모 5.0의 지진이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했을 때 국민안전처의 행동요령보다 더 구체적으로 학교의 지진 대응 매뉴얼을 새로 갖췄다.

매뉴얼은 작은 규모의 지진이 나더라도 운동장 등 안전한 장소로 학생들을 대피시키도록 했다.

교실 책상 아래 몸을 숨겨 머리를 보호했다가 지진동이 끝나면 재빨리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인솔하도록 했다.

또 교내 방송을 통해 교직원과 학생 모두에게 지진 상황을 전파하도록 했다.

운동장 등 대피장소에서 인원을 파악하고,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일정 시간 대기토록 했다.

귀가 여부는 학교장이 최종 판단한다.

이날 이런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학교가 절반을 넘었다.

강진이 닥쳤다면 학생들은 교실 안에서 재난을 당할 뻔했다.

울산은 240개 초·중·고·특수학교 585개 건물동 중 216곳(36.9%)만 내진 설계가 돼 있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 이후 99건의 균열, 파손 등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북구 매곡초등학교는 일부 벽에 어른의 손이 들어갈 만큼 틈이 벌어졌고 천장에 설치된 내진 구조물도 엿가락처럼 휘었다.

학교 측은 붕괴를 우려해 지난 19∼20일 휴업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교육부 주관 민관합동점검단이 20일 학교를 방문해 매곡초를 비롯한 피해 규모가 심한 10개 학교를 방문해 안전진단을 시행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실제 상황인데도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학교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학교가 지진에 신속하고 철저히 대비하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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