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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다세대 주택 방화 '날벼락'…수억 원 배상 가능할까

지난 15일 추석날 새벽 한 20대 남성이 다세대 주택 주차장에 불을 질렀습니다.

아버지와도 싸우고 나서 새벽까지 소주 4병을 마신 다음 불을 질렀는데, 그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렇게 말하는 명절 새벽에 말 그대로 '자다가 날벼락' 같은 일을 당했습니다. 전병남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현장을 찾아가니 상황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심각했습니다. 건물 안팎은 온통 검게 그을려 있었고, 탈 수 있는 건 모조리 타버렸습니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8대와 오토바이, 자전거는 형체만 남아있었습니다.

[최초 목격자 : 폭발음이 들렸으니까요, 펑펑하고 계속 연속적으로 차 터지는 소리가 났으니까….]

이어서 불길이 번지면서 다세대주택 내부까지 일부 탔습니다.

[불이 집안까지 들어와서 에어컨도 다 탔어.]

주민들도 20명 넘게 병원으로 실려 갈 만큼 부상을 입었는데, 사망자가 없는 게 오히려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주민들은 졸지에 추석에 이재민 신세가 됐습니다. 몇몇은 모텔을 전전하고 있고, 일부는 친척 집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던 일부 주민들은 일주일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이번 방화로 피해 금액이 10억 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하지만 피해자들은 불을 지른 조 씨로부터 배상을 받는 것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조 씨는 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법원에서도 조 씨의 이런 배상 의지를 높이 사서, 구속 영장을 기각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으라고 선처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조 씨의 직업은 요리사로 빠른 시일 내에 억대의 돈을 마련하기엔 어려워 보이고, 또 주변에서는 가정 형편도 넉넉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길이 거의 없을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형법 164조에 따르면 현 주방화물방화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을 받을 수 있는 무거운 범죄입니다. 순간의 취기가 조 씨에게 형사적 책임과 피해 배상이라는 무거운 의무를 남겼습니다.

▶ [취재파일] '날벼락' 은평 다세대 주택 방화…수억 원 배상 가능할까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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