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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을 수 없고 무서웠어요"…지진에 상처 입은 경주여고생

"서 있을 수 없고 무서웠어요"…지진에 상처 입은 경주여고생
"서 있을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도, 친구도 옆에 있지만 무서웠습니다."

지난 12일 발생한 역대 최대인 규모 5.8 지진을 떠올리며 20일 경북 경주여자 고등학교 한 여학생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진 피해 현장인 학교를 둘러보는 동안 학생들은 지난 12일과 19일 밤 흔들리던 교실을 다시 떠올렸다.

점심시간에 일부 학생이 복도를 달리자 여기저기서 "뛰지 마라. 건물 무너진다. 뛰지 마"라고 웃지 못할 농담을 외치기도 했다.

기숙사 A동 1층 급식실, 3층 복도, 옥상 기와, 강당 천장과 벽면, 학교 본건물 복도, 교직원화장실, 교실 등 균열만 최소 60여 곳이 생겼다.

학교는 피해 금액만 약 1억1천400만 원으로 추산했다.

특히 들뜬 기숙사 기와는 미풍에도 쉽게 흔들려 2차 피해 우려를 낳았다.

여진 직후 긴급 점검 결과 다행히 학교 건물에는 이상이 없었다.

지난 12일 지진이 난 뒤 휴업한 이 학교는 안전상 큰 문제가 없다고 진단한 뒤 19일부터 학생들을 정상 등교토록 했다.

그러나 19일에 또 규모 4.5 여진이 발생했다.

이미 지진을 한번 겪은 학생들은 방송이 나오기도 전에 알아서 대피를 마쳤다.

박순관 교장은 "휴교 뒤 정상 등교한 당일에 다시 지진이 발생했다"며 "매년 재난 대피 훈련을 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는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작은 진동이나 소음에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선생님은 이 장관과 면담에서 "일부 학생이 심리적 불안에 병원을 가고, 등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전국 학교 222곳, 교육지원청 등 기타 교육기관 13곳이 피해를 봤다.

이 가운데 경북 도내 건물이 96곳이다.

내진 설계한 전국 학교 건물은 23.8%에 불과하다.

내진 보강 비용만 최소 4조 5천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울산, 경주 등 지진 우려 지역 학교에 먼저 내진 보강을 하고, 재난대책 특별교부금을 이른 시일 안에 투입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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