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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 곤란 은행나무 열매'…전주시, 열매 악취로 '골머리'

1천 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시의 대로변에는 은행나무들이 즐비하다.

특히 전주의 대표 거리인 '팔달로'와 '충경로','태조로' 등지에서는 가을 이맘때만 되면 은행나무가 노랗게 변하면서 멋스러운 가을 정취를 연출하곤 한다.

이 때문에 가로수용 은행나무들이 많은 전주 한옥마을과 전주향교 일대는 가을철이면 특히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은행나무는 열매에서 뿜어내는 특유의 악취 때문에 눈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악취는 은행 열매 과육에 들어있는 점액질의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ic acid) 성분 때문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특히 구도심 거리의 은행나무에 여느 해보다 많은 열매가 열렸다.

태풍이 거의 오지 않은 데다 날씨마저 좋아 열매가 무성히 열린 까닭이다.

전주시내 가로수용으로 심어진 은행나무는 현재 1만2천470여 그루로 이중 열매를 암나무 3천700여 그루에서 한해 3t가량이 수확된다.

예전에는 약용 등으로 쓰기 위해 따가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버스와 택시의 매연으로 중금속에 오염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은행 열매를 채취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열매 처리를 놓고 고심한 시는 일단 10월 말까지 팔달로와 충경로, 용머리로 등 시내 24개 주요 노선 은행나무에서 열매를 수확하기로 하고 준비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사용처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예전에 전주시가 딴 은행 열매 등을 기증받은 복지시설들마저 중금속 오염을 우려해 이를 받기 꺼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주시는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중금속 검출 여부를 의뢰한 후 안전성이 확인되면 이를 자체 판매하거나 필요한 단체에 공급할 계획이지만 모두 처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주시 관계자는 "악취를 호소하는 민원이 많아서 예년보다 좀 일찍 열매를 채취하기로 했다"면서 "현재로선 선뜻 기증을 받겠다는 기관들이 나오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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