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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전문가 "여진 계속되면 건물구조 변이…붕괴 막을 조치해야"

지난 12일 규모 5.8 지진에 이어 일주일 만에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하자 건물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주일 새 발생한 여진은 400회를 넘어 최근 7년간 발생한 지진 횟수(396회)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규모 2∼3의 지진이 단발성으로 발생했을 때는 건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학계의 정설입니다.

그러나 같은 규모의 지진이 단시간 내 지속해서 이어진다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알아채지 못하는 새에 건물의 피로도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지진이 발생한 경주 지역은 오래전에 지어져 내진 설계가 안 된 한옥 건물이 대부분이어서 붕괴 위험이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오늘(20일) "한옥은 지붕이 무겁고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다"며 "여진이 계속되면 불안정한 부분에 변이가 생길 수 있어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홍 교수는 건물 외부의 약한 부분에 버팀목을 대거나 내부에 '가새'(기둥의 상부와 다른 기둥의 하부를 대각선으로 잇는 재료)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김태진 한국지진공학회 부회장은 "이번 지진 정도로 콘크리트나 철근과 같은 구조체에 피로 현상이 생기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규모 6.0∼6.5 지진이 반복돼야 건물 변형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김 부회장도 "유리창이나 지붕, 외벽처럼 '비구조체'는 떨어지거나 깨지며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어 마감재 등의 안전성을 검토·보수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해 지진 대비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방재전문가는 장·단기적인 대비책이 동시에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올해 4월에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 현의 지진을 예로 들었습니다.

박충화 대전대 안전방재학부 교수는 "강진 피해가 잇따르자 일본은 구마모토처럼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건물 안전진단과 보강을 시행했다"며 "그 덕에 7.3이라는 지진 규모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정에서도 만약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비가 필요합니다.

일본 가정은 유사시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석 등을 가까이 준비해놓고 위에서 떨어졌을 때 위험한 물건들은 아예 집안의 낮은 쪽으로 배치한다고 합니다.

박 교수는 "지진이 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매뉴얼을 나눠주고 민방위 훈련 등도 좀 더 실전과 비슷하게 해서 주민들이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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