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일가족 4명 사망…주유소 운영난에 빚더미, 극단적 선택

어젯밤(19일)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자녀 2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40대 부부는 운영하던 주유소 2곳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불어난 수십억원의 채무로 힘들어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청주 일가족 4명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상당경찰서는 숨진 부부가 남긴 유서와 유족 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부부가 남긴 유서에는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이 부부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것은 유족 조사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유족들은 경찰에서 "주유소 2곳을 운영하는 A씨 부부가 평소에도 친척들에게 '금전적인 문제로 힘들다'고 자주 토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부의 채무는 수십억 원에 이른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채무 중에는 친척에게 빌린 돈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어제 낮 12시 30분쯤 A씨 부부가 가스 용기를 들고 승강기에 오르는 모습도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이런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경찰은 주유소 운영난이 심화하면서 채무에 시달리던 A씨 부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젯밤 9시쯤 청주시 상당구의 모 아파트 6층 A(44)씨 집 안방에서 A씨와 부인 B(40)씨, 15살·12살짜리 딸 2명이 숨져있는 것을 119구조대와 경찰이 발견했습니다.

발견 당시 방안에는 40㎏짜리 가스용기가 놓여 있었으며 일가족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성격의 노트 1권과 A4 용지가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어제 오후 8시 40분쯤 A씨의 장인으로부터 "딸 내외가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고 119구조대와 함께 A씨 아파트에 출동해 잠겨있던 문을 열고 들어가 일가족 4명이 숨져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외상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