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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놀란 시민 '비상배낭' 꾸린다…식량·옷·물 미리 챙겨



최근 수차례 지진에 놀란 울산시민들이 스스로 비상 배낭을 꾸리는 등 대피 행동요령을 익히고 있습니다.

울산에서는 규모 5.0 이상 지진이 최근 석달 사이 3번이나 발생했습니다.

지난 7월 5일 오후 8시 33분 규모 5.0 지진이 울산 동구 동쪽 52㎞ 해역에서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역대 5위 규모였습니다.

3개월여 후인 지난 12일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관측 사상 최강인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앞서 이날 오후 7시 44분에는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의 전진이 일어났습니다.

어제(19일) 오후에는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또 덮쳤습니다.

진앙 경주와 가까운 울산시민들은 놀라움을 넘어 공포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오늘 현재까지 400차례 가까운 여진이 이어지면서 불안해진 시민들이 스스로 비상 배낭을 싸거나 대피 장소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시민 A씨는 일본의 지진 대처 안내 책자인 '도쿄 방재'를 참고해 부부 각각의 비상 배낭을 샀습니다.

배낭에는 비상식량 통조림과 손전등, 속옷, 침낭, 겉옷, 휴지, 물, 비상금 등이 들어있습니다.

A씨는 낙하물에 머리를 보호할 헬멧과 라디오를 추가로 구입할 계획입니다.

A씨는 "몸이 흔들리는 지진을 3차례 당하고 나니 너무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며 "당장 나가도 며칠 견딜 배낭을 꾸려 현관에 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집에서 나가면 대피할 인근 학교 운동장에도 다녀왔다"며 "이번 지진 때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비를 맞으며 우왕좌왕했는데 미리 탈출 경로를 살펴보니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전투식량을 구입하는 시민도 있습니다.

온라인 전투식량 판매업체 관계자는 "울산과 경주, 부산지역에서 전투식량 주문이 평소보다 많다"며 "지진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전투식량을 보관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C씨는 도자기 등 떨어지면 파손되기 쉬운 물건을 방바닥에 진열한 후 가족 4명의 비상 배낭을 꾸렸습니다.

각각의 배낭에는 겉옷, 속옷, 화장지, 물, 비상금 등을 넣었습니다.

C씨는 "일본에는 6년간 보존해도 마실 수 있는 물을 파는데 우리는 그런 것이 없다"라며 "지진에 대비한 비상용품을 만들 때가 됐다"고 제안했습니다.

국민안전처 홈페이지(www.mpss.go.kr)의 지진 발생 시 국민행동요령에는 대피 방법 등이 분야별로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비상용품의 경우 '가정에서 항상 준비해 두자'는 캠페인성 문구와 삽화만 있을 뿐입니다.

행정기관에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가 지진에 안전한 지 묻는 시민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울산 남구 관계자는 "지진 이후 아파트 내진 설계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이 40건 정도 이어졌다"며 "아파트 시공 연도와 연도별로 확대 개정된 내진 관련 규정에 맞춰 내진 설계 여부를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울산시 관계자는 "큰 지진이 나면 아파트보다는 학교 운동장 등 공터로 피신할 것을 권한다"며 "장기적으로 아파트와 건물의 안전도를 면밀히 조사해 지진이 났을 때 안심하게 피해도 괜찮은 시설물은 인식간판 등을 달아 별도로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독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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