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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자위적 핵개발? 불가능…북핵 폐기 길은 통일뿐"

* 대담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 박진호/사회자:
 
현지 시간으로 오늘(20일) 유엔총회가 개막됐는데요. 어제는 뉴욕에서 한미일 공동성명에 미국과 중국의 사전 면담까지 북한 핵 문제 해법에 대한 물밑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서 북한의 핵 실험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제재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리나라의 여권과 청와대 일각에서도 주장된 핵 무장론에 대해서 적극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인데요. 북핵 위협과 사드 정국 속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적, 군사적 선택에 역시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 시사전망대에서는 3성 장군 출신의 청와대 국방보좌관을 지내신 한국안보문제연구소 김희상 이사장과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희상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예. 안녕하십니까.
 
▷ 박진호/사회자:
 
예. 이른 아침에 감사드립니다. 지금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유엔총회에 참석해서 북한에 고통을 줄 방안을 찾는다고도 하고. 또 여러 가지 한미일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 정부의 북한 핵 문제 대응.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까?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잘 하고 있느냐. 그것을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적어도 현재 하고 있는 그 노력이 과연 북한의 핵 폐기라고 하는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은 의문이죠. 어차피 유엔에서 하는 것도 제재를 강화한다. 이런 것밖에 나올 게 없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사생결단 핵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북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거든요.

그런데 중국은 말로는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말로는 그러지만. 북한 체제 붕괴는 안 된다고 하면서 사실상 효과적 대북 제재는 앞장서서 가로막고. 뒷문까지 열리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중국 아마 계속 그럴 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보면 우리가 아직도 미련을 갖는 대화나 협상. 지금 우리가 윤병세 장관이 유엔 총회 가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제재 같은 것 갖고는 완전하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봐야 될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이뤄진지 오늘로 11일 째인데요. 지금 당청 일각에서는 선제공격론과 핵무장론이 본격적으로 제기가 됐습니다. 이게 미국에서도 얘기가 나왔는데요. 마이크 멀린 전 미 합참의장이 지난 16일에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아주 근접하고,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언급을 했는데요. 선제 타격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그 이야기를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만 얘기한 게 아니고. 벌써 지난 5월 달에 미국의 안보전문회사 스트랫포(Stratfor)가 북핵 무력화를 위한 공격 대상과 정밀 폭격에 동원할 각종 무기, 또 북한의 보복 시나리오. 이런 것을 아주 자세히 연구한 게 있어요. 그런데 이런 미국의 안보 연구소들은 정부와 다 교감하면서 연구합니다. 그러니까 완전히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죠.

그리고 실제로 요새 미국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쭉 들어보면.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수준이 미국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거기다가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도 인류의 인내 한도를 넘었다. 이렇게 보는 분위기도 있고. 그렇다고 해도 1994년에도 영변 공격도 결국 우리 정부에서 반대해서 하지 못했다는 것 아닙니까. 지금도 당장 그런 선제공격을 하는 것보다는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게 아닐까. 적어도 한국과 협의 없이 선제 타격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지난번에 오바마 대통령도 독일에서 북한 체제를, 쉽게 말해서 혼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닌데. 동맹국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얘기했거든요.
 
▷ 박진호/사회자:
 
그러니까 미국이 항상 생각하고 있는 안이지만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죠?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그럴 가능성은, 협의 없이 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다음이 핵무장론인데요. 김희상 이사장님은 3년 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셨던 것 같은데. 맞습니까?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예.
 
▷ 박진호/사회자:
 
지금도 그 입장 그대로세요?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그렇죠. 이게 북한 핵에 대비해서 우리가 자위적 핵 개발을 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만들기도 쉽다. 그렇게 얘기하는데. 실질적으로는 사실 만들기도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거의 불가능해요. 그렇기도 하지만 문제는 만들어도 도움은 되겠지만 완벽한 대책이 안 됩니다. 오히려 그것이 우리가 어떤 입장에서 보면 미래 비현실적, 비전략적 조치가 될 수 있어요. 무슨 말이냐면. 북한 핵을 폐기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한반도 자유 통일밖에 없어요. 그 이야기는 2007년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 2차 보고서에서 그런 지적을 했고. 이제는 세계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공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키신저의 키신저라고 하는 윈스턴 로드 전 미 국무차관보도 지난 3월 19일이죠. 아마?

조선일보에 한반도 자유 통일만이 북한 핵의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우리가 핵을 가지면 북한 핵은 저절로 기정사실화될 게 아닙니까? 또 통상 남과 북이 같이 핵을 가지면 동서 냉전 시대 미소의 전략 핵 균형으로 평화 유지되지 않았느냐. 한반도도 그렇게 되면 남북이 같이 평화 유지되고, 그러면 평화적 경쟁에서는 우리가 유리하지 않느냐. 그런 얘기들을 하는데. 그러면 내가 그런 얘기를 합니다. 바로 동서 냉전 전략 핵 균형 속에서 월남이 적화되지 않았느냐. 남과 북이 함께 핵을 머리에 이고 둘 경우에 충분이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래서 북한 핵은 어떻게든 폐기시켜야지 그 외에는 사실상 우리의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아예 없어요. 그런데 핵을 폐기시킬 수 있는 길은 통일밖에 없다는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데 우리가 핵을 가지면 북한 핵은 저절로 기정사실화 될 것이고. 또 핵을 가진 통일 한국을 누가 환영하겠느냐. 그래서 말씀드리지만 지금은 자유 통일에 전력투구해야지, 공연히 핵 만들기를 서둘러서 국가적 노력을 분산시킬 때가 아니다. 이것은 너무 비전략적인 행동일 수 있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시는군요. 그런데 미국이 국내에서 제기되는 핵 무장론에 상당히 예민한 것 같아요. 캐리 국무장관도 굉장히 구체적으로 억제 공약을 밝히고 있는데. 미국의 이런 입장은 당연한 거죠?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핵 비확산은 핵 문제에 관한 오랜 미국의 기본 정책이죠. 미국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밖에도 없어요. 물론 이스라엘 같은 예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도 무슨 북한처럼 예를 들어서 만사 제쳐놓고 그렇게 할 수 있느냐. 우리는 그럴 수도 없는 상태 아니에요.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은 핵 감축을 말 몇 마디 해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핵 만들기는 지금 캐리 장관 얘기도 그렇고, 오바마 대통령 얘기도 그렇고. 그 쪽 이야기에서 여러 번 나오는 경고는 핵 만들기는 한미 동맹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봐야 될 겁니다. 확장 억제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아까 제가 우리 핵 만들기, 자위적 핵 개발. 그것보다도 확실한 방법은 역시 확장 억제를 김정은이 그것을 믿게 만드는 방법. 그것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북한 체제의 특성상 북한 핵 도발을 억제하는 길은 김정은이 스스로 핵을 사용했다가는 자기가 절대로 살아날 수 없겠다. 그렇게 겁을 먹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결국 한미 동맹을 더 강화해야 된다는 취지이십니까?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그 이외에는 방법이 없어요.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거죠. 그리고 억제라고 하는 것은 본래 심리적인 것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가장 큰 틀은 한미 동맹, 그래서 확장 억제 확실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믿게 하는 방법. 제일 확실한 방법이 연합사가 서울에 주둔하는 거예요. 그 이상 한미 동맹이 더 튼튼하다는 증명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까 사실은 연합사가 서울에 주둔하는 것 그 자체가 가장 확실한 핵우산이고. 연합사가 서울 벗어나면 지금 용산 공원 제대로 만들겠다고 자꾸 주한 미군 비켜줬으면 좋겠다고, 연합사 비켜줬으면 좋겠다고 눈치를 주는데. 그렇게 되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는 것이 핵우산 효과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일단 김 이사장께서는 우리가 확장 억제. 이른바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지도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 과거에 사드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사드 배치가 중국이 이렇게 반대하는 것이 한미 동맹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이지 느끼는 위협 때문이 아니다. 이런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요. 이게 어떤 뜻입니까?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그게 말이죠. 제가 이 문제 때문에 자주 중국 사람들하고, 중국 전문가들하고 토론하는 기회가 있었어요. 2014년 10월에 비공개 포럼이 있었고. 작년에도 그랬었고. 금년에도 4월에 워커힐 한중일 포럼도 있었고, 지난 8월에도 한중 포럼이 또 있었는데. 이렇게 가만히 들어보면 중국도 사드 자체가 중국에 위협이 안 된다는 것은 잘 알아요. 지난 3월 말 국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사드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문제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그런데 왜 그러느냐. 결국은 한미 동맹을 흔들어보겠다고 그렇게 나오는데. 그런데 이번에 지난 G20 회의에서 시진핑오바마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방어 무기인 사드가 중국의 안보 이익에 배치된다. 그러니까 사드 배치 철회하라. 이렇게 오바마에게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그것 보고 깜짝 놀랐어요. 방어 무기가 안보 이익에 배치된다. 그것은 자기 땅에 남이 배치하지 않는 한 할 수 없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전일 조금 됐습니다만. 노재봉 전 총리께서 시진핑 주식이 애치슨 라인을 시진핑 라인으로 바꾸려고 한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시진핑이 한반도와 중국 남중국해. 남중국해 얘기를 같이 하는 가운데 그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한반도와 남중국해와 같은 이런 지역은 말하자면 중국의,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일본말로 흔히 나와바리. 이런 표현 있잖아요. 미국 빠져라. 이런 표현과 마찬가지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결국 김 이사장께서는 약간 여당 쪽 입장에 가까우신 것 같은데요. 사드 배치는 당연한 것이고 대중 관계보다는 한미 동맹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핵 무장론은 말이 안 된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글쎄. 그렇게 요약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오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예.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한국안보문제연구소 김희상 이사장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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