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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있는데 범행동기 깜깜'…성당서 여성살해범 진술 의문점

'범인 있는데 범행동기 깜깜'…성당서 여성살해범 진술 의문점
제주 성당에서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이 범행 당일 붙잡힌 뒤 사흘이 지나는데도 범행동기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동기가 명확히 조사되지 않음에 따라 피의자 첸모(50)씨가 왜 제주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나흘 만에 범행했는지도 의문을 사고 있다.

여성 혐오로 인해 성당에 혼자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이 알려져 종교시설마저도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첸씨가 범행 후 해당 성당과 40여㎞ 떨어진 서귀포시로 간 행적도 의문을 사긴 마찬가지다.

◇ 흉기 들고 성당과 교회 '들락'

첸씨가 지난 13일 제주에 온 뒤 흉기를 산 데다 이 흉기를 배낭 안에 담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종교시설을 갔다는 진술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제주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중국인 피의자 첸씨가 '여성 혐오'로 인해 성당에서 김모(61·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게 됐다는 애초 진술에서 일부 보강 진술이 나와 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첸씨는 17일 오전 범행을 저지르기 전날 해당 성당에 2차례 갔으며 직선거리로 1㎞가량 떨어진 교회에도 들른 사실을 추가 확인했다.

이 중 한 차례는 배낭 안에 흉기도 담고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첸씨가 제주에서 흉기를 사고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가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종교시설을 오갔다는 데에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경찰은 또 첸씨가 이혼을 했다는 점과 전 부인들과의 관계 등 그동안 진술에서 나온 범행동기와 관련된 것들을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첸씨가 사이가 좋지 않은 전 부인들이 믿는 종교와는 다른 종교에 가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려고 종교시설을 가게 됐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첸씨가 범행에 이르게 됐을 당시 '전 부인들에 대한 불만으로 갑자기 화가 났다'는 등의 진술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다.

흉기로 피해자를 습격하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달아났으며 이후엔 '평소 가보고 싶던 서귀포에서 관광했다'는 등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범행 후 서귀포 관광?

타국까지 와서 아무런 연관이나 잘못 없는 여성에 대해 '묻지마 범행'을 했다는 점에서 첸씨가 처음부터 범행 목적을 가지고 제주에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다.

경찰도 첸씨가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새로운 단서를 찾고 있다.

첸씨는 입국 후 흉기를 산 것으로 확인했으며 범행 전 성당에 몇 차례 간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첸씨의 중국 내 행적은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할 하나의 열쇠이나 경찰은 중국 공조수사는 '당장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범행 후 첸씨가 취한 행동도 미심쩍다.

첸씨는 범행 후에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를 빠져나갈 수 있었더라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할 수 있었다.

실제로 첸씨가 범행한 성당은 제주공항과 불과 1.3㎞ 거리에 위치, 택시로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첸씨는 아무런 죄 없는 여성을 흉기로 잔인하게 찔러 숨기게 한 뒤 7시간 만에 붙잡혔을 때는 범행 장소와 무려 40여㎞ 떨어진 서귀포 시내에 있었다.

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첸씨는 "범행 후 성당을 나와 좀 걷다가 택시를 잡아타 지도를 택시기사에게 보여주며 평소 가보고 싶었던 서귀포 시내 관광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가라는 행동을 취했다"고 진술했다.

붙잡힌 곳에서는 범행 후 택시를 타고 곧바로 왔다고 경찰에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첸씨는 "경찰과 멀리 떨어지고 싶었다. 평소 서귀포시 관광을 하고 싶었다"는 등 흉기 살해 이후 취한 행동으로 보기에는 황당한 진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폐쇄회로(CC)TV로 첸씨의 얼굴을 확인한 뒤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신원을 파악했다.

범행이 일어난 오전 8시 40분부터 불과 4시간 뒤인 오전 11시 30분께 출국정지 조치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제주공항 안팎의 CCTV를 확인하며 첸씨가 다른 나라로 가는 항공편을 기다리려다가 검거의 위협을 느끼자 발 빠르게 서귀포시로 도피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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