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리포트+] 뜯어놓고 훔쳐가고…마트 내 '무법자들'

[리포트+] 뜯어놓고 훔쳐가고…마트 내 '무법자들'
지난 5월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화제가 된 글이 있습니다.

삽시간에 1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죠. 당시 네티즌들은 수준 낮은 시민의식을 질타하며 비난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내가 본 마트 거지들’

대형마트의 목격담을 7가지 정도 열거한 글쓴이는 마트에서 장을 보며 낯 뜨거웠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사례1
이거 보고 진짜 경악했어요. 카트 아기 앉히는 공간에 반찬 통을 놓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시식코너를 다니면서, 반찬 통에 시식 음식을 담는 거예요. 시식 코너에 있는 직원이 가져가는 건 안 된다고 하니, 이렇게 박하게 굴면 다신 오지 말아야겠다고 도리어 화를 내더군요.

#사례2
세상에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고 생각한 일인데요. 마트에서 행사 제품으로 묶어서 파는 제품이 있잖아요. 샴푸랑 린스가 한 세트로 상자에 담겨 있는데, 상자를 뜯어 샴푸만 꺼내더라고요. 그러더니 다른 상자 린스를 샴푸로 바꿔서 마음대로 세트를 만들더니 당당하게 계산하러 갔어요.

#사례3
아이 엄마가 아이를 카트에 앉히고 마트에 장을 보러 왔더라고요.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구두가 불편했는지, 슬리퍼 코너로 향했어요. 슬리퍼 포장 비닐을 뜯어서 갈아 신길래 사나 보다 했죠. 그런데 계산대 앞에 오니까, 카트에 담은 물건만 계산하고 슬리퍼를 벗어서 계산대 앞쪽 장바구니가 쌓인 곳에 던져 놓고 가더라고요.
 
● 마트에 ‘시민의식’ 따윈 없다?

한 대형마트는 푸드코트에서 판매하는 핫도그의 양념만 싹쓸이해 가는 고객들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지난해, 가구를 판매하는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비치해 둔 연필이 소진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한꺼번에 여러 개를 가져가는 고객들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2년간 쓸 물량이 두 달 만에 바닥나 ‘국가 망신’이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상자째로 판매하는 상품을 맘대로 뜯어 개별 구매하겠다고 주장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마트 측은 계산을 하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입니다.
진열대에 구비된 상품을 훼손하거나, 훔쳐가는 사례도 있기 때문입니다. 과자처럼 비닐 포장된 제품은 진열장에서 뜯어진 채로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커피믹스같이 개별 포장된 상품을 묶어 판매하면, 낱개로 분리해 훔쳐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훼손된 제품은 다시 판매할 수도 없어 고스란히 마트의 손실이 됩니다.

● 쇼핑용 ‘카트’는 집 앞까지

마트 내부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쇼핑용 ‘카트’는 아파트 단지나 대학 교정과 같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장을 보고 나서 마트 밖까지 카트를 가지고 나오는 고객들 때문입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는 짐이 무겁다는 이유로 카트를 집 앞까지 가져가거나, 카트를 아무 데나 두고 떠나는 고객 때문에 6000만 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카트에 테이크아웃 음료 잔, 아이 기저귀를 버리는 고객도 있습니다. 카트 손잡이에 껌을 붙이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 마트 측은 고객이 카트를 되돌려주기만 하면 감지덕지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합니다.
철재로 된 카트를 철물점에 팔기 위해 절도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철물점에 파는 사례를 막기 위해 일부 마트는 카트의 소재를 되팔기 어려운 플라스틱으로 바꿨습니다.

고객이 카트를 한 번 사용할 때는 100원밖에 들지 않지만, 카트 한 대당 단가는 20만 원에 달합니다. 카트가 분실되면, 마트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마트 측은 카트를 가져가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는 이상, 소재를 바꾸거나 직원들이 직접 카트를 찾아 나서는 것만으로는 카트 분실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고객이 마트 상품을 훼손하거나, 카트를 가져가는 행위는 적발이 쉽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처벌하기도 모호한 경우가 많아 직원의 제지가 최선의 대응책이라는 게 대형마트의 입장입니다.

카트와 연필, 양념, 커피믹스 등 마트에서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것들이 늘고 있습니다. 시민 의식마저 함께 사라져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기획·구성 :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