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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참 좋은 가을 하늘, 태풍 밀어내는 찬 공기

[취재파일] 참 좋은 가을 하늘, 태풍 밀어내는 찬 공기
하늘 한번 올려보셨습니까? 마치 푸른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드넓게 펼쳐진 파란 하늘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데요, 긴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와 맞는 첫 월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기분이 더없이 상쾌해집니다.
 
사실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전에는 기분이 좋지 만은 않았습니다. 느닷없는 최악의 지진에 전국이 크게 흔들리는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여러 이유로 위축되어 있던 마음이 한없이 쪼그라들기도 했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지, 친구와 명절을 함께 하면서 우울함을 달래고 나니 그나마 마음이 한결 개운해진 느낌입니다.
 
사실 이번 추석 연휴, 날씨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연휴 전반에는 기온이 너무 높아 가을을 실감하지 못했고, 특히 추석에는 성묫길이 너무 더워 땀을 흘린 분들이 많았죠. 연휴 후반부에는 14호 태풍 ‘므란티’가 남긴 비구름이 전국을 지나면서 남부에 많은 비를 뿌렸습니다.
 
그동안 날이 너무 가물어 비를 간절히 기원한 충청과 호남에는 단비가 됐지만, 300mm 가까운 물 폭탄을 맞은 남해안 곳곳에서는 안타깝게도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진으로 기외지붕이 손상된 경주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경주 시민들이 잇따라 발생한 자연재해에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영남과 동해안의 궂은 날씨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16호 태풍 ‘말라카스’ 때문이죠. 타이완 부근 해상에서 힘을 키운 16호 태풍은 서귀포 남쪽 먼 바다를 지나 일본 규슈로 향하고 있는데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강한 동풍이 유입되면서 맑은 서울 하늘과는 달리 동해안에는 간간이 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태풍 앞부분에서 만들어진 비구름이 비를 뿌리고 있고 남해와 동해에서는 높은 파도가 일고 있습니다. 제주도해안과 남해안 동해안에서는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는 곳이 많아서 안전사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태풍이 상당히 멀리 지나는데도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안에 강풍과 높은 파도가 이어지는 이유는 16호 태풍 ‘말라카스’의 힘이 매우 세기 때문입니다. 태풍 ‘말라카스’는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시속 160km가 넘고 시간당 50mm안팎의 폭우를 동반하고 있는 매우 강한 중형태풍입니다.
16호 태풍 '말라카스' 예상진로
이렇게 강력한 16호 태풍 ‘말라카스’는 이번에도 이웃 일본에 상당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큽니다. 내일(20일) 새벽에 규슈 남단에 상륙한 뒤 일본 열도 남쪽을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모레(21일)쯤 열대저압부로 약해져 소멸할 것으로 보이지만, 태풍이 소멸되도 비구름이 남아 하루 정도 더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16호 태풍 ‘말라카스’가 일본으로 이동하는 것은 서울에 이어지고 있는 맑은 하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맑은 하늘을 몰고 온 북쪽의 찬 공기가 태풍을 일본 쪽으로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죠, 태풍이 원자폭탄과 맞먹는 힘을 자랑하고 있지만 대륙에서 밀려오는 거대한 공기 덩어리와 맞서는 데는 힘이 부치기만 합니다.
 
태풍을 밀어내고 있는 찬 공기는 당분간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당분간 청명한 가을 날씨를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이번 주는 가을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기분 좋은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동해안과 영남해안에 영향을 주고 있는 먹구름도 내일부터는 점차 물러가겠습니다.
 
문제는 선선한 아침 공기입니다. 대륙 발 찬 공기에 아침 기온이 큰 폭으로 내려가면서 내륙이나 산간에서는 쌀쌀한 느낌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 기온은 15℃ 가까이 내려가겠고 내륙 기온은 10℃ 안팎까지 떨어지겠습니다.
 
낮 기온은 대부분 25℃를 웃돌면서 햇볕이 여전히 따갑겠는데요, 낮 기온은 그대로인데 아침 기온만 내려가면서 일교차가 커지겠습니다. 아침에는 옷차림을 조금 따뜻하게 하셔야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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