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새 이사장 선임을 앞두고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점화됐습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다음주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입니다.
앞서 어제(12일) 마감된 후보자 공모 접수에는 연임설이 나돌던 최경수 현 이사장은 참여하지 않았으며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5∼6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정 전 부위원장의 이사장 선임이 사실상 유력하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온 정 전 부위원장은 서울대 82학번 동기인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과 막역한 사이로 각종 정책 연구 모임에 참여하며 박근혜 대통령 주변 인사들과 폭넓은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고 최근 산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후보로도 거론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정 전 부위원장의 이사장 지원 소식에 그동안 거래소에 눈독을 들여 왔던 일부 후보들이 아예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총력을 쏟아 온 최 이사장이 법 개정을 이루지 않은 상태에서 연임을 포기한 것도 결국 이런 분위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노조는 이번 이사장 공모가 낙하산 음모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노조는 오늘 성명을 내고 "이번 '공모(公募)'는 금융권에 대한 정권 말 막장 낙하산 '공모(共謀)' 드라마"라며 "이사장 임기를 한 달도 남기지 않고 서둘러 진행된 임명 절차는 결국 정권 실세 전직 차관급 금융관료를 자본시장의 수장으로 앉히려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난했습니다.
노조는 "정부는 낙하산 인사를 즉각 중단하고 자본시장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장 후보자 심사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번 선임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