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안전처 긴급재난문자 발송시스템 재정비해야

경주에서 발생한 관측사상 최강인 규모 5.8의 지진에도 국민안전처가 9분 뒤에야 긴급 재난문자를 보낸 것은 송출절차의 구조적인 문제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전처는 어제(12일) 오후 7시44분33초에 규모 5.1의 1차 지진이 나자 지진발생 사실과 여진에 주의하라는 긴급재난문자를 오후 7시53분03초에 발송했습니다.

진앙인 경주를 비롯한 영남 지역 주민들은 강한 진동에 놀라 긴급 대피했으나 지진이 난 지 약 9분이 지나서야 긴급재난문자를 받자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안전처는 오늘 설명자료를 내고 "기상청 지진통보 접수 후 4분 이내에 발송했다"며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안전처는 "기상청은 오후 7시49분29초에 안전처 지진방재과로 지진을 통보했으며 지진방재과는 7초 뒤 발송 지역을 선정하고 상황실로 전파를 요청해 52분에 반경 120㎞의 68개 지자체에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기상청이 안전처 상황실에 즉각 지진 조기경보를 통보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은 것입니다.

기상청은 오후 7시44분32초에 1차 지진이 발생하자 20초만인 오후 7시44분52초에 지진 조기경보를 발령해 안전처 상황실과 각 지자체, 언론사 등에 신속하게 알렸습니다.

안전처는 상황실을 통해 기상청의 지진 조기경보를 통보 받았습니다.

하지만 긴급재난문자를 보낼 지역 선정은 상황실이 아닌 지진방재과가 담당하고 다시 상황실에 문자 발송을 요청하느라 발생 약 9분 후에야 발송한 것입니다.

안전처는 본진인 규모 5.8 지진이 오후 8시32분54초에 발생했을 때도 이런 절차를 거쳐 9분 뒤인 오후8시41분에야 발송했습니다.

아울러 규모 5.8은 관측사상 최강으로 서울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지진을 느꼈지만 송출대상을 반경 200㎞의 12개 지자체로 제한했습니다.

이는 안전처가 규모 3.0 이상의 지진부터 사전시뮬레이션을 통해 진도 4 이상이 예상되는 지역의 2배를 송출반경으로 설정했기 때문입니다.

안전처의 송출지역 기준은 규모 3.0∼3.4는 반경 20㎞, 3.5∼3.9 반경 35㎞, 4.0∼4.4 반경 50㎞, 4.5∼4.9 반경 80㎞, 5.0∼5.4 반경 120㎞, 5.5∼5.9 반경 200㎞, 6.0 이상 전국 등입니다.

특히 본진 발생으로 반경 200㎞ 지역에 문자를 송출했지만 통화량이 폭증함에 따라 KT와 SKT 가입자 일부는 문자를 받지 못했습니다.

안전처는 올해 7월 울산 동구 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진도 4 지역을 분석하느라 17분이 지나고서야 울산 4개 구와 경남 4개 시군에만 문자를 보낸 바 있습니다.

안전처는 당시 늑장에다 송출지역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자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진도 4 이상이 예상되는 지역의 2배를 송출지역으로 설정하기로 개선했으나 상황실에서 직접 발송하는 체계를 갖추지 않아 다시 한 번 늑장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안전처는 "기상청의 내년으로 예상되는 대국민 진도정보서비스와 연계해 더욱 정밀하게 발송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이동통신사와 운영협의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 트래픽 분산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