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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김정은, 충동적인 듯하나 치밀…딜레마 빠진 中"

* 대담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박진호/사회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정세가 걷잡을 수 없는 격량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앞서 예고해드린 대로 북한 전문가이신 동국대 김용현 교수와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말에 이른 시간인데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먼저 지난 1월에 4차 핵실험 이후 8개월 만인데요. 왜 지금인가 하는 질문부터 드려야 할 것 같아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3가지 측면입니다. 하나는 북한 내부적으로 어제가 구구절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에서 국가 수립일, 정권 수립일이라고 합니다. 구구절에 대해서 북한이 상당히 중요한 명절로 그것을 행사하는데. 북한 내부의 결속,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 이런 것들을 끌어내는 도구로 5차 핵실험을 활용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 박진호/사회자:
 
내부 정치적인 측면도 있는 것이로군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그 다음에 또 하나 시점 상으로 보면 G20 회의가 항저우에서 얼마 전에 있었고. 또 그저께 라오스에서 동아시아 정상 회의가 열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에어포스 원을 타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그 시점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해서 오바마 대통령의 뒤통수를 때리는. 이런 식의 행보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라오스 일정을 4시간 당겨서 귀국하게 만드는. 그런 임팩트를 주는 측면. 또 하나는 본질적인 이야기입니다만. 북한이 지금 미국의 대선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미국 대선도 11월에 임박한 상황이니까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11월 6일 날 대선인데요.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을 압박할 수 없다. 그래서 이번 미국 대선까지 최대한 핵무기의 고도화를 이룬 뒤에 차기 정부와 북한이 협상한다. 이런 차원에서 핵무기의 고도화에 집중적으로 매달리는. 이런 결과가 어제 5차 핵실험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게 보면 김정은의 행보가 다소 충동적인 것 같으면서도 다소 치밀한 계산이 깔려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기술적으로 보면 지금 3차 핵실험과 4차 핵실험 사이의 기간이 2년 11개월, 거의 3년이었고. 3차 핵실험과 2차 핵실험 사이는 3년 9개월. 그런데 이례적으로 8개월 만에 실험이 이뤄졌다는 것은 무언가 기술력이 향상이 되면서 핵무기가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이런 예측을 할 수가 있지 않나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사실 우리가 다른 국가의 예를 들어볼 필요가 있는데요. 파키스탄 같은 경우는 6번의 핵실험을 하면서 실질적인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 북한이 지금 5번 실험을 했습니다. 예전 실험을 보면 3년 주기의 실험이라고 봐야 하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당겨졌고. 이것은 결국 그동안의 실험은 핵분열이랄지 이런 기술적인 부분들에서 단계별로 진전되는 실험을 했다면. 이번에는 그러한 모든 실험 결과들을 놓고 핵폭탄을 완성하는. 이런 차원에서의 실험이었다. 그러니까 어제 리춘희 북한 아나운서도 얘기했습니다만.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표준화, 규격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이런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결국 이것은 기술적으로 북한이 핵무기의 실질적인 무기화를 달성했다. 이런 것을 자기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내용이었는데. 물론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되겠습니다만. 현재까지의 상황들을 전반적으로 보면 북한이 무기급 핵무기에 진입을 한 것 아니냐. 이런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또 한 가지 큰 관심이 중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사전에 알았느냐였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사실 4차 핵실험 때는 중국에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상당히 화가 났었는데. 이번에 5차 핵실험 때도 지금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북한이 중국에 무언가 시그널을 줬다. 이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주목해봐야 할 게 5차 핵실험이 이뤄진 어제 바로 전 날, 그제 김성남 북한의 당 국제부 부부장이 베이징 수도 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 때 김성남 부부장이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고 귀빈실을 통과했습니다만. 외부의 기자들에게 노출을 안 시키려고.
 
▷ 박진호/사회자:
 
어떤 신원을 감추려는 듯 한.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그런 행보로 들어갔는데. 김성남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면 지난번 모란봉 극단 사태를 우리가 되새겨봐야 하는데. 작년 겨울이었죠. 모란봉 악단이 중국에서 공연하려다가 그것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안 되면서 북중 관계가 삐끗하는. 이러한 상황에서 그 사후 수습을 누가 했느냐면 김성남 부부장이 했습니다. 그만큼 김성남 부부장이 중국통이다. 이렇게 봐야 하는데. 김성남 부부장이 중국에 가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사전 양해와 전반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이런 차원에서의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중국이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남중국해 문제도 있고 한미일, 그리고 중국러시아. 이렇게 동북아에서는 갈등 양상을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약간 시기적으로 노렸고, 중국도 미국과의 갈등 관계 양상에서 북한을 약간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느낌도 드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사실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된 배경 중 또 하나의 요인은 미중 관계가 지금 최근 들어서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남중국해 문제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사드 문제인데요. 이런 문제들로 미중이 서로 아주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고. 그런 와중에 북한은 중국과의 그동안 벌어졌던 틈을 봉합하는. 그런 외교적인 성과를 주머니에 담아가는 시간이 지금 현재 시간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인데요. 사실은 중국 입장에서는 사드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이런 부분에서 미국과 각을 세우면서도 또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어쨌든 북한의 핵실험을 비판하는. 어제 중국 외교부 성명도 나왔습니다만. 어쨌든 성명도 나오고. 그렇지만 강하게 북한을 압박하는 성명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중국이 지금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있다. 미중 관계나 전반적인 것을 고려해봤을 때는 상당히 불편한 입장인데도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북한을 두둔할 수도 없는. 북한을 적극적으로 국제 사회 공조 속에서 압박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게 지금 중국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미국 CNN이 어제 속보를 전하면서 제목을 ‘광적인 무모함’ 이렇게 달았는데. 사실 미국 입장에서 가장 두려워했던 게 앞서 교수님 말씀하신 핵탄두의 소형화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이 소형화라는 의미는 어디에 있습니까?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사실은 핵무기의, 핵폭탄의 무기급 기준이 무엇이냐고 하면. 하나는 경량화입니다. 그러니까 500kg에서 1,000kg 이내에 폭탄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핵무기라는 것은 핵폭탄과 그것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미사일이 결합되어야만. 그래야만 무기로서의 효력이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보면 어제 소형화 부분을 우리가 주목을 해야 하는 부분은 그것이 이뤄졌느냐 하는 부분. 그러니까 작게 만들고 가볍게 만들어야 미사일에 그것을 장착해서 쏘아 보낼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어제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소형화, 경량화에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이렇게 봐야 하고. 이것을 미국을 부담스럽게 하는 부분은. 북한이 핵 투발 수단을 지금 SLBM을 지난번에 성공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성공을 했는데.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과 연결되는 그런 얘기네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그동안 사실은 북한이 계속 최근에 보면 미사일 발사를 했습니다. SLBM도 했고, 무수단 미사일도 했고, 노동도 했고, 스커드도 했고. 이런 미사일 발사들을 쭉 해오면서 대체로 최종 성공을 했다고 봐야 하는데. 그 네 미사일이 다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훈련을 한편으로 하면서 미사일을 확보하고 핵무기 실험을 이번에 하면서 그것이 결합된 형태가 이번에 만들어진 것이거든요. 그것이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봐야 하는데. 산술적으로, 논리적으로 치면 SLBM을 실은 북한의 신포급, 2천 톤 급 잠수함이 하와이 앞바다에 가서 하와이를 타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실제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런 부분들에서 또 북한이 ICBM급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을 하게 된다면 사실 미국을 직접 공략도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이 상당한 불편함을 앞으로 갖게 됐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기술적으로 볼 때 외신 보도를 보면 미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2, 3년 안에 소형 핵탄두가 실전에 배치될 것이다. 이런 우려를 하고 있는데. 이 기간이 2, 3년이 걸릴까요? 아니면 더 빨라질 수도 있나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더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 5차 핵실험의 가장 포인트는 북한이 핵폭탄의 수준을 높였다는 게 아니고 핵폭탄의 표준화, 규격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이것을 북한이 이뤘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은 포인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미사일과 결합이 되는 순간 이것은 무기화가 된다.
 
▷ 박진호/사회자:
 
대책이라고 내놓을 게 있을까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냉정하게 말씀을 드리면 한국 정부 단독으로 내놓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대한민국이 북한에 대해서 그동안 남북 관계에서 지렛대로 몇 가지 가졌던 게 있습니다. 하나는 개성공단이 있었고, 과거에 금강산 관광도 있었고. 우리의 북한에 대한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식량, 비료 지원이랄지. 이런 지렛대들이 있었는데 그 지렛대들을 우리가 이미 다 썼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한국이 이번 5차 핵실험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담은 무언가의 대책은 없다. 어제 정부에서 각종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황교안 총리도 이야기를 했었고.
 
▷ 박진호/사회자:
 
지도부를 직접 응징할 수 있는 군사적인 조치 가능성도 시사하는 것 같은데.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사실은 그것은 말로써 가능한 부분이고. 현실적으로 그것이 가능하느냐의 영역은 그렇게 쉬운 부분이 아닙니다. 과거에 보면 94년도에도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미국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데요. 그 때 타격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 실패한 이유가 그 때 당시에는 서울에 10만 명의 미 시민권자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 만약에 타격을 해서 북한이 반격을 할 경우에는 수백 명 차원의 미국인이 희생될 수 있다. 이게 미국의 최종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그래서 그것을 거둬들였고.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그것을 적극적으로 막았던 전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이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거든요. 역시 그런 환경은 변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렇게 보면 북한의 지도부 타격이라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고. 우리 정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특별한 것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북 강경책을 유화책으로 전환해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사실 이 부분도 굉장한 논란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핵 보유론까지 얘기하고 있고. 또 북한이 지금 말씀하신 핵 보유론을 넘어서서 지도부 타격론까지 얘기를 하고 있고.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사드 배치는 완전히 되는 것이라고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이런 흐름에서 대북 강경책의 흐름 자체는 당분간은 이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현실적으로.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다만 문제는 무엇이냐면 대북 강경책으로만 갔을 때 북핵 문제가 해결이 되느냐는 부분입니다. 그 전에는 사실 대북 유화책으로만 갔을 때 북핵 문제가 해결이 안 됐다고 하는 논리 때문에 대북 강경책이 상당히 설득력을 가졌다. 우리 국민들에게. 이런 부분이 분명히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그런 강경책이 2270호 유엔 결의안 지금 작동했지만 사실상 그것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게 5차 핵실험의 결과다. 이렇게 봐야 되기 때문에. 이제는 대북 강경책만 갖고 가는 것보다는 대북 유화책을 국제 공조 속에서 얼마큼 풀어 헤쳐 나가느냐. 이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상황이 급박하고 앞으로 상황이 많을 것 같아서 자주 모셔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님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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