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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메로구이 먹고 복통 호소…알고 보니 '가짜' 메로

[리포트+] 메로구이 먹고 복통 호소…알고 보니 '가짜' 메로
일식집 고급 메뉴의 하나인 메로구이. 그런데 메로구이를 먹고 복통을 호소하는 남성이 있었습니다.
 
불포화지방산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음식으로 알려진 메로구이.

그는 왜 메로구이를 먹고 배가 아픈 걸까요?
 
원인은 메로구이에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메로구이가 아닌, 기름치구이를 먹은 것이었죠.

지난 7일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기름치구이를 메로구이로 속여 유통시킨 일당을 검거했습니다. 기름치 뱃살을 구이용 메로로 유통한 것입니다.
 
오일피시(Oil fish)라 불리는 기름치 뱃살엔 ‘왁스 에스테르(Wax Ester)’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세제와 왁스의 제조 원료로 쓰입니다. 인체에 흡수되지 않고 복통이나 설사, 구토 등을 유발하죠. 2012년 6월부터 국내에서 식용으로 유통이 금지된 어종입니다.
 
이번에 검거된 일당이 2012년 초부터 3년 9개월간 팔아치운 기름치 뱃살 등은 무려 22톤. 한 사람이 보통 100g을 먹는다고 치면, 약 22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죠.
 
그런데 기름치를 어떻게 메로로 둔갑시킨 걸까요?
수법은 간단했습니다. 당국의 감시를 피하려고 기름치라고 적지 않고 ‘기·뱃살’, ‘냉동수산물’ 등으로 마치 다른 수산물인 것처럼 표기한 겁니다. 거래대금은 지인 명의 계좌로 받았습니다.
 
가짜 메로는 전국 7개 도소매업체와 12개 음식점으로 팔려나갔습니다.
메로는 주로 남극해와 남반구 남쪽 심해에서 서식합니다. 추운 바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단백질보다 지방이 많습니다. 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 함량이 높아 건강 재료로 통하죠.

국가별로 연간 소비량을 제한할 정도로 희귀어종인 메로는 가격도 비싸, 1㎏당 2만 원 정도 호가합니다.

반면 기름치는 1㎏당 3천 원 정도입니다. 기름치는 아시아 근해에서 쉽게 잡힙니다. 이번에 메로로 둔갑한 기름치는 타이완 등지에서 사들여 온 것이죠.
그렇다면 메로와 기름치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일반인이 요리 된 메로와 기름치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구워서 양념까지 곁들이면 식별하기는 더욱 어렵죠. 유통업자와 음식점주는 이를 악용해 값비싼 메로 대신 기름치를 손님 식탁에 올린 것입니다.
(기획·구성: 윤영현·김다혜 / 디자인: 안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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