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지 한인 청소년들에게 특강을 하는 엄홍길 대장 (사진=연합뉴스)
"무섭다, 위험하겠다, 사고 나겠다, 다치겠다, 죽겠다, 난 못하겠다…이런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참 재밌겠다, 신나겠다, 스릴 있겠다, 난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하세요. 그러면 어느새 목표한 곳으로 가고 있고, 그걸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7일 오후(현지시간) 남태평양 피지의 수도인 수바에 있는 '수바한글학교'의 2층 교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이 학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 30여 명에게 "좌절하지 말고 도전하라"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학생들은 이 나라가 제헌절이어서 휴일임에도 학교에 나와 칠판에 'Welcome Bula(안녕하세요) 엄홍길 대장님'이라고 써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앞문을 열고 엄 대장이 들어오자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그를 반겼다.
엄 대장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한국말로 반가움을 표시한 두 손을 모으고 다시 한번 "나마스떼"라고 인사했다.
이어 "나마스떼는 네팔, 인도 등지에서 쓰는 인사말로, 당신의 몸 안에 있는 신에게 인사드립니다"라는 뜻이라고 어원을 풀이하면서 특강을 시작했다.
엄 대장은 이날부터 11일까지 피지 일대에서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실시하는 '2016 개발협력 사회인사 단기 봉사'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피지에서는 처음으로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했다.
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인 엄 대장은 경남에서 태어나 3살 때 경기도 의정부시 원도봉산에 이사해 성장한 과정, 22년간 38번의 도전 끝에 히말라야 16좌를 등정한 고난의 역정 등을 소개하고 더 넓은 시각으로 세계를 보며 도전하라는 조언을 던지며 특강을 풀어갔다.
"한국의 1천m의 산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밖으로 눈을 돌렸죠. 못 오를 곳이 없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1985년 도전한 산이 지구 상에서 가장 높은 8천850m의 에베레스트 산이었죠. 하지만 경험부족과 기상 변화로 실패했어요. 이듬해 도전했지만, 또 못 올랐죠. 동료 셰르파가 1천m 절벽으로 떨어져 중도 포기했습니다. 눈물 흘리며 겁을 먹고 내려와 '이제 히말라야는 끝이다'라고 생각했죠." 엄 대장은 1988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꼭해야 한다'라고 마음을 다잡고 등정을 해 3번째 만에 성공했다.
이후 8천m가 넘는 히말라야 16좌에 올랐다.
고봉을 오르면서도 많은 시련과 실패가 있었지만 "해내고야 말겠다"는 신념으로 버텨내고, 도전해 정상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엄 대장이 발가락이 썩어 잘라내는 고통 속에서도 등정을 멈추지 않은 용기와 도전에 감동하면서도 "도대체 왜 그럼 위험을 감내하며 산에 올랐을까"라고 궁금해했다.
"나는 왜 이렇게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나는 왜 이렇게 재수가 없나, 왜 나만 산에 가면 사고가 나고, 실패하나. 이런 생각을 하고 동료들과 비교하면서 의기소침해지고, 소극적이며 두려움을 가졌었죠. 하지만 정상을 보면서 다시 생각했죠. 나도 한번 해봐야지. 나라고 왜 못해. 이렇게 생각하고는 다시 산에 올랐습니다. 시작했는데 그만둘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엄 대장은 이어 "자신감도 없이, 용기도 없이 정상을 가다 보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희망이라는 옷을 걸치고 있어서 우리는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불가능한 일은 없고, 포기하면 끝입니다. 고난을 통과해야 위대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항상 감사하며 살라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인류 역사상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16좌를 등정한 것은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 후원하고 지지해준 국민, 히말라야 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파했다.
그러면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며, 히말라야 오지에는 16개 학교를 세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팡보체, 타르푸, 룸비니, 비렌탄티, 다딩, 산티푸르, 골리, 따토바니, 순디, 마칼루 등지에 '휴먼스쿨'이란 이름으로 11개의 학교를 지었다.
엄 대장은 학생들에게 "부모님과 조국, 스승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며 "여러분도 피지라는 새로운 세계에 살고 있고,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미래를 준비하다 보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용기를 줬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엄 대장의 강의는 "도전, 파이팅"이라는 구호와 함께 끝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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